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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 교수 "차기 정부, 지역에 기회줘야…메가시티 등 집중투자 필요"

[3040, 차기 정부에 바란다]㉗…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과기원 통해 산업 육성해야…여성 양질 일자리 핵심"

편집자주 ...뉴스1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3040세대(30~40대) 교수와 전문가를 릴레이 인터뷰한다. 정치·외교안보·사회·경제·과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소장(少狀) 학자들의 생각을 담았다. 현장과 소통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조기 대선에 임하는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43)는 우리나라 국토가 "서울과 서울 아닌 것"으로 나뉘고 있다며 지역 산업이 발전하고 청년이 정주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메가시티'와 같은 집중형 투자를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 교수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뉴스1 본사에서 진행한 '3040, 차기 정부에 바란다' 인터뷰에서 "산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기회를 배분할 때 지역에 그 기회를 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도시가 기능할 수 있는 최소 단위들을 지역에 만들고 집적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양 교수는 또 지역 균형 발전과 저출생·고령화 현상을 함께 풀어나갈 것을 차기 정부에 조언했다.

그는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의제로 많이 다뤄져야 하는데, 청년과 여성은 지역을 가장 먼저 떠나려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지역에 만드는 것, 일터와 가정이 지역에 양립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중요한 의제로 떠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양 교수와의 일문일답.

-차기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정책은 무엇인가.

▶지역 균형 발전이다. 수도권에 대해서는 고민할 게 없다. 국토가 '진짜 서울'과 '서울 아닌 것'으로 나뉘는 문제가 닥쳤다. 이 문제는 행정안전부나 국토교통부 등 한 부처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 영역의 관점에서 조율돼야 한다. 중요한 건 분산형이 아니고 메가시티와 같은 집중형으로 투자해야 한다.

지역별로 '나눠 먹기'식으로 예산을 배분하고 각각 혁신 성장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지금까지의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은 나눠 먹기식이었다. 혁신도시를 여러 개 만들고, 거기에 기관 몇 개씩 나눠주는 식이다. 이렇게 하지 말고 도시가 기능할 수 있는 최소 단위를 만든 다음에 그런 기능들을 제대로 집적하는 게 중요하다.

메가시티와 같은 제2, 제3의 '수도권'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정보기술(IT)은 수도권에 잘 돼 있으니까 수도권에, 제조와 정책 금융 위주는 부산·울산·경남에, 기초 연구와 과학기술 연구 기능은 충청에 집중하는 식이다. 각각 메가시티가 하나의 수도로 기능할 정도가 돼야 청년이 정주하려고 하고 도시가 산다. 기회가 보여야 가서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으니까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기능이 집적된 여러 개의 '수도권'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복리후생 떨어지는 악순환 반복…'규모의 경제' 구축해야"

-'지역 소멸', '수도권 집중' 현상을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거대 담론으로 인식할 뿐 '나에게 닥친 문제'라고 실감하진 못한다. 이런 현상이 곧 우리의 삶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

▶먼저 수도권 사람들의 경우엔 수도권으로 사람이 계속 밀려 들어오니까 점점 불편을 느낄 거다. 그리고 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려들다 보면 지역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안 되니까 없어지는 것들이 많아진다. 산부인과나 소아청소년과 같은 병원, 유치원, 학교가 그렇지 않나. 산모의 양수가 터진 급박한 상황에도 앰뷸런스를 타고 빙글빙글 돌다 100km 반경 이내에 병원이 없고, 한 초등학생이 10㎞ 이상 떨어진 학교를 통학해야 하는 그런 상황들이 벌어지는 거다. 그러면 이 서비스를 공공이 보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이게 다 돈이다.

예산을 지역으로 많이 줘야 한다는 얘기인데 그 문제에 대해서 민감도가 지역마다 다르다. 게다가 국회의원 중에 다수는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다. 그러면 지역은 예산 배분에서 밀리고, 그럼 또 수도권으로 청년들이 올라가고 지역에 남은 사람들의 복리후생은 더 떨어지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다. 서울의 집값이 올라가는 것도 다 지역 소멸과 수도권 집중 때문이다.

메가시티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면서 산업적으로는 투자를 확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며, 공공 서비스도 올리는 방향으로 가야 맞는다고 생각한다. 대도시를 육성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가 2일 서울 종로구 뉴스1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5.5.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저서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에서 울산을 비롯한 제조업 중심 도시의 황폐화 현상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지역 산업은 어떻게 키워야 할까.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할 일은 무엇인가.

▶제조 대기업들이 예전만큼 생산직을 많이 뽑지 않는다. 자동화가 많이 돼서 사람 손이 덜 필요해졌다. 그래서 도시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제조 대기업은 바람직하지 않고 제조 스타트업들이 많이 필요하다. 그런 중소·중견 기업이 많아지는 게 기존 제조업 도시를 살리는 방향에 가깝다고 본다.

그 이유는 퇴직자, 엔지니어나 장인들이 많고 또 지역은 땅값도 싸고 부지도 있고 기존에 쓰던 공장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단지(산단)에 가면 매출 1000억 원 내외 기업들이 있긴 하지만 이런 기업들이 청년 확보가 잘 안된다. 근무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마트 팩토리' 지원 사업이 중요하다. 환경 개선이 관건이다. 근무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고, 사람이 직접 완력을 쓰지 않아도 되고, 안전한 근무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주면 생산직 외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도 생겨난다. 문 닫겠다고 하는 기업이나 공장이 있다면 제조 스타트업을 하겠다는 청년들이 설비를 인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제도도 운영돼야 한다.

"과기원 통해 지역산업 육성해야…여성 정주 위해선 양질 일자리 창출이 핵심"

-지역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은 어떻게 마련하면 좋을까.

▶과학기술원(과기원) 중심으로 해야 한다. 현시대에는 과학기술 역량이 필요하다. 충청권에는 카이스트가 있고, 영남에는 디지스트(대구·경북과학기술원),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 호남엔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가 있다. 출연연구기관, 과기원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혁신 클러스터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예를 들면 동남권의 경우에는 김해, 양산, 창원에 부지가 많으니까 그런 곳에 클러스터를 만들어서 청년들이 기초 연구와 응용 연구를 한 뒤에 이곳에서 창업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는 기준이 1조 원인데, 유니콘 기업 10개 만든다는 비전으로 진행하면 된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중요한 건 메가시티와 같은 집중형 투자"라며 "지금처럼 지역별 나눠먹기식으로 예산을 배분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2025.5.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일자리 외에 청년이 지역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메가시티 내 교통망을 확충해야 한다. 지역에선 지역과 지역을 오가는 통근이 안 되는 상황이다. 예컨대 수도권의 경우 판교에 살아도 서울로 통근을 하고, 평택에서도 서울로 통근을 하고, 심지어 세종에 있는 공무원들도 KTX를 타고 서울로 통근을 하는데 이것의 핵심은 교통망이다. 그리고 교통망에서의 핵심은 '광역 내 전철망'이다.

서울을 부·울·경이라고 치면, 부산에서 진주나 포항 정도는 통근이 가능해야 한다. 창원에서 서부산까지 버스를 타면 30분 만에 가긴 하지만 차는 오후 8~9시면 끊기고, 퇴근하고 지인과 저녁을 먹을 수도 없다. 부산에 있는 청년이 창원에 취업하거나 반대의 경우에도 차를 사거나 이사를 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밤 11시에 울산, 거제, 창원, 부산 청년이 같이 서면에서 맥주 한 잔 마시고 헤어질 수 있는 생활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정주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하는데 기성세대는 주로 차가 있고 원래 지방에서는 차 한 대씩 갖고 산다는 인식이 있어서 공감을 잘 못하는 것 같다.

-공장이 있는 제조업 중심 지역에서도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심각하다. 지역 소멸과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주목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산업 가부장제'를 극복해야 한다. 청년과 여성이 지역을 가장 먼저 떠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생산직 고용이 많았을 때인 1970년대부터 남성들이 제조업 일자리를 찾아 울산·창원·거제로 취업을 하고, 1980년대 초반에 여성들이 결혼을 해서 이곳으로 이주해 왔다.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면 여성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간다. 여성도 자기 이름으로 자기 커리어를 만들고 싶은데 지역에선 커리어 확보가 전혀 되지 않는다. 생산직을 뽑지 않고,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줄어드는 데다가 이 일자리마저도 관행적으로 남성이 주로 채용된다. 여성은 사무보조직이나 사회복지사, 교사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에는 여성의 '그냥 일자리'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갖춰야 한다. 그런데 저출생·고령화 현상을 다루는 지금의 논의에는 이 의제가 빠져있다. 여성의 양질 일자리를 지역에 어떻게 만드느냐의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 일터와 가정이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1982년생인 양 교수는 제조업과 산업도시, 기술 혁신과 엔지니어를 연구하는 사회과학자다. 경남대에 재직하며 사회조사방법론, 통계학, 데이터사이언스, 디지털 과학기술학 등을 강의한다. 학부에서 정치학을, 석사 과정에서 문화인류학을, 박사 과정에서 과학기술정책을 공부했다. 조선소에서 5년간 근무하며 관찰했던 경험을 담아 거제와 조선 산업에 대한 책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를 썼고, 대표적 산업도시인 울산과 우리나라 제조업의 현실을 진단한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를 썼다.

hi_nam@dqdt.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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