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결혼 10년 만에 남편의 불륜 현장을 잡은 아내가 되레 주거침입죄로 고소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의 외도 현장을 촬영하려다가 오히려 상간녀에게 고소를 당한 여성 A 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에 따르면 남편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은행에 다니고 있다. 퇴근하면 늘 피곤하다며 소파에 누워 리모컨만 붙잡고 있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남편은 리모컨 대신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기 시작했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묻자 남편은 코인 투자 때문에 시세를 계속 체크해야 한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어느 날 열어본 남편의 휴대전화에는 같은 은행에서 일하는 여직원과의 문자 메시지가 수두룩했다. 내용은 마치 연인이 주고받는 것 같았다. 곧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A 씨는 남편의 외도 증거를 잡기 위해 남편 차를 몰래 따라갔다. 남편 차가 멈춘 곳은 한 오피스텔이었다. A 씨는 남편과 여성이 함께 나오는 모습을 직접 촬영했다.

이후 상간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상간녀는 적반하장으로 주거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맞고소했다.

A 씨는 "주차장에 간 게 주거침입이 되나.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후에 나름대로 증거를 수집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가해자로 몰리는 상황이 너무 억울하다. 저는 처벌받게 되냐"고 물었다.

임형창 변호사는 "이혼 등 가사 소송에서는 형사 사건과는 다르게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도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지하 주차장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간 것은 주거침입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자와 상간자 대화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사연자가 수집한 증거를 활용해 위자료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불법적으로 수집한 증거에 대한 형사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상간자로부터 고소당하는 것을 피하려면 합법적인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연자의 경우 소송을 먼저 하고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 합법적으로 주차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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