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여론조작' 서울대 총학 실각 위기…내달 재신임 투표
총학생회장 "신뢰 크게 훼손…재신임 얻지 못하면 사임할 것"
익명 댓글로 비판 여론 무마하려다 적발…"경솔한 행동" 사과
- 박혜연 기자,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김종훈 기자 =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여론조작으로 출범 5개월 만에 실각 위기에 몰린 서울대 제64대 총학생회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다음달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총학 재신임 투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민규 서울대 64대 총학생회장은 12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익명 계정을 통해 카드뉴스를 공유하고 댓글을 게시한 일련의 과정은 의도와 상관 없이 학우들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으며 그로 인해 학우들께서 느끼셨을 실망과 배신감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학생회장은 "남은 기간 동안 총학생회로서 학우들의 입장을 온전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2기 사업들이 대부분 완료되는 6월 중으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를 소집해 의안을 상정하고, 그간의 추진 경과와 남은 계획을 자세히 보고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전학대회에서는 64대 총학 '시그널'(Signal)에 대한 재신임 투표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김 학생회장은 "만일 재신임 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한다면 즉각 사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대 총운영위원회(총운위)는 지난 11일 총학생회 불신임 안건에 대해 과반 찬성(찬성 9명, 반대 0명, 기권 3명)으로 가결했다. 총운위는 총학생회장단과 단과대학 학생회장단, 총동아리연합회장으로 구성된 서울대 총학생회 최고 운영기구다.
불신임 안건은 서울대 총학 소속 중앙집행위원장 지 모 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 중앙도서관 공사와 관련해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여론을 무마하려는 댓글을 작성한 사실이 지난 8일 적발되면서 발의됐다.
이와 관련, 지 씨는 12일 "여론을 조작하고자 하는 의도는 당연히 아니었지만, 공적 위치에서 감정을 앞세운 경솔한 행동이었다"며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통해 평가받음으로써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고 사과했다.
지난해 12월 임기를 시작한 서울대 64대 총학은 그동안 수 차례 논란에 휩싸이며 사퇴 여론이 들끓었다. 부총학생회장이 당선 직후 단과대별 득표율을 영·호남에 빗대 지역 혐오 논란이 일었고 2월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퇴진대회 참여 결정을 돌연 뒤집어 비판을 받았다.
hypark@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