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돌봐주겠다" 자원한 활동지원사, 장애인 상습폭행 충격[CCTV 영상]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20대 여성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피해자 가족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제보에 따르면 피해자는 자폐성 지적장애를 앓는 20대 여성으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로 장애가 심하다. 어머니와 충남 공주에서 지내고 있는 피해자는 평소 오전부터 오후 4시까지 장애인센터에서 지냈고, 4시부터 어머니의 퇴근 전인 6시까지 2시간 동안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왔다.
활동지원사는 저녁을 먹이고 약을 챙겨주는 간단한 일을 담당했다. 어머니는 딸을 혼자 둘 수 없어 잠깐 외출할 때를 대비해 CCTV를 설치했다가 뜻밖의 일을 확인했다. 활동지원사가 딸을 상습 폭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던 것.
폭행은 주로 밥 먹일 때와 누웠을 때 일어났다. 활동지원사는 피해자가 식사를 거부하면 효자손으로 얼굴을 때리거나 손으로 얼굴을 쳤다. 약을 먹은 뒤 바로 잠들지 않으면 발로 얼굴을 툭툭 치거나 복부를 발로 가격하고 베개로 머리를 누르기도 했다. 활동지원사가 손을 들자 피해자가 겁에 질려 움츠리는 장면도 찍혔다.
가족들이 더욱 분노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활동지원사와 피해자의 어머니는 10년 전부터 아주 친한 사이였다. 피해자 가족은 "그분 자식들도 장애인센터에 다녀서 학부모로 만난 거다. 그분이 활동보호사를 하고 계셨는데 본인이 맡아주겠다고 해서 저도 많이 뵙고 같이 밥 먹고 얘기를 많이 하고 우리 집에도 많이 놀러 오고 그랬던 분이다"라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어 "자기가 잘 맡아주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솔직히 의심 자체를 안 했다. 제일 잘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그러는 거 보니까 사실 CCTV 없을 때는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라며 죄책감을 토로했다.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은 어머니는 영상을 확인한 뒤 활동지원사에게 이유를 물었다. 활동지원사는 "내가 언제 그랬냐"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영상을 다 봤다고 하자 그제야 잘못을 인정했다. 그 후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와서는 "내가 우리 아이를 데리고 죽어야 분이 풀리겠냐"는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활동지원사는 거실에 CCTV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어머니는 "'미안하다. 잘못했다. 용서해 달라'는 말을 들었지만 딸이 활동지원사에게 너무 많이 맞아서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어머니는 활동지원사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를 왜 때렸냐"는 질문에 "일부 행위는 장난이었다"고 답한 데 대해 "장난이었다는 말을 듣고 더 화가 났다"고 분노했다.
활동지원사가 소속된 지역자활센터 측은 폭행 사실을 인지한 후 업무에서 배제시켰고 관할 시에서도 자격 정지 1년 처분을 내렸다. 경찰 조사에서 처벌을 받게 되면 추가 조치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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