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시식만 하고 라면을 구입하지 않았다며 눈치를 준 판매 직원 때문에 민망했다는 60대 주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JTBC '사건반장'에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60대 주부 A 씨는 "장 보러 집 근처 대형마트를 거의 매일 이용한다. 갈 때마다 시식 코너에서 무료 시식을 즐긴다"라고 운을 뗐다.

A 씨는 어느 날 브랜드 라면 시식 코너에서 당황스러운 일을 당했다. 해당 라면은 일반 라면보다 고급스러워 가격도 두 배 정도 비싸다.

이에 자주 사 먹지는 않지만 갈 때마다 한 입 분량으로 시식하는데 매번 같은 판매 직원이 나온다.

그날도 작은 종이컵에 담긴 라면을 시식하려던 순간 직원은 A 씨를 째려보며 "시식만 하고 사 가지 않는 사람 전부 기억하거든요?"라고 눈치를 줬다.

당황했지만 A 씨는 차분하게 "그래요. 먹기만 하고 안 사면 미우신가 보다"라고 말했다. 이에 직원은 고개를 휙 돌리며 대놓고 무시했다.

A 씨는 "순간 창피함을 넘어서 수치심까지 들었다. 종종 시식했지만 한 번도 안 산 것도 아니고 한두 번 사 가기도 했다. 그런데 두 배나 비싸게 살 정도는 아니어서 구입은 안 하고 가끔 시식만 했더니 면전에서 대놓고 이런 말을 한다니"라고 말했다.

이어 "집에 와서도 계속 상처가 남아서 이후 마트도 잘 안 가고, 가더라도 시식 코너는 일부러 피한다. 시식 코너는 먹으라고 둔 건데 왜 눈치를 주는 걸까. 속상하다"라고 토로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10명의 충성 고객을 만들려는 노력 중에 안티 한 명이 생기면 회사 차원에서도 손해가 막심하다. 판매자는 회사에서도 별로 좋아할 거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저도 가서 시식할 때는 두 번 하면 좀 눈치 보여서 두 번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는 게 있는데 사기가 좀 애매하면 고민하다가 정말 먹고 싶으면 한 번 더 먹고 아니면 그냥 참는다"라고 했다.

그는 "눈치를 좀 주는 분들이 왕왕 있기는 한데 그래도 정말 고객이 가서 그 음식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 긍정적으로 보셔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맛있으면 사고 맛없으면 또 먹어볼까 이럴 수 있지 않나. (시식은) 판촉 수단 아닌가. 판매원은 이런 거 얘기할 필요가 없다. 당신 라면인가, 회사 라면이지. 다만 아주 적게 소분해 주면 된다. 많이 주지 말고 적게 주면 한 바퀴 돌고 와서 또 먹고 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 판촉에 유리하면 되지 이 사람이 왜 그 난리를 치나. 몇 개를 먹든 무슨 상관이 있나. 당신 거냐. 계속 먹어도 된다"라고 조언했다.

누리꾼들은 "매일 가서 시식 코너 이용한 분이면 눈치 보일 듯", "사지 않을 거 먹지도 말라. 난 살 거 아니면 시식 코너 이용 안 하는데 장 핑계로 매일 가서 시식코너 한 바퀴 돌고 있을 사연자를 떠올리면 시식 거지로밖에 안 보이는데 창피하지도 않나", "둘 다의 입장을 들어보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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