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탈로 급히 카페 화장실 갔는데…'커피 시켜라' 눈치 준 사장 황당"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배탈이 나 주변 화장실을 찾다 급한 마음에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민망한 일을 당했다는 여성의 사연에 이목이 쏠린다.
13일 JTBC '사건반장'에서 40대 후반 여성 A 씨는 "얼마 전 오랜 친구 2명이랑 부산으로 여행을 갔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와서 5분 정도 지났는데 먹었던 해산물이 잘못됐는지 배가 슬슬 아프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걷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점점 더 아파지더니 못 움직일 정도로 아팠다. 결국 주저앉아 친구들한테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근처에는 공영 화장실도 없었다. 식당으로 되돌아가기에는 10분을 더 걸어야 했기에 발만 동동 굴렀다. 그러다 A 씨는 바로 앞 개인 카페 하나를 발견했다.
더 이상 못 참을 것 같아 급한 대로 사장에게 "화장실 좀 써도 되냐"고 물은 뒤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바로 들어갔다.
볼일을 보고 나온 A 씨가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려는 찰나 사장은 그를 불러 세워 "화장실 이용했으니까 커피 사드셔야 한다"며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당황한 A 씨는 "알겠다"고 답한 뒤 급하게 커피 한 잔을 구입했다.
A 씨는 "친구들은 카페에 가던 길인데 왜 사 왔냐고 물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제가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급한 상황을 겪지 않나. 혹여나 좀 좋게 말했으면 저도 기분 좋게 한잔 샀겠지만 진상 대하듯이 하니까 좀 황당하더라. 어떻게 생각하시냐"라고 물었다.
박지훈 변호사는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는 잔뜩 굳은 얼굴로 '커피 사셔야죠'라고 했다. 사실 저는 이 부분이 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커피 살 수도 있고 안 살 수도 있지만 그렇게 좀 굳은 표정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자영업자가 워낙 힘들다고들 하니까 사장님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이 사람이 급해서 들어온 건지 아니면 뻔뻔하게 들어오는지 표정 보면 다 알지 않나. 사장님이 상황이 좀 안 좋더라도 그런 것까지 팍팍하게 굴면 자기도 모르게 다른 손님들에게도 그런 표정이 나올 수 있다. 사장님 심정도 이해가 가지만 그럴수록 조금 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반면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제보자가 잘못했다는 건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그렇게 굳은 표정으로 진상 대하듯이 하면 속상했을 것 같은데 사장님도 너무 이해된다.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을 수 있다. '화장실 좀 써도 되냐'고 물은 다음에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들어갔다고 했다. 사장님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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