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2주 380만원 내준다는 절친…남편은 '현금으로 주라' 전화질"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학창 시절 왕따당한 친구를 도와줬다가 그 친구로부터 400만 원 상당의 산후조리 비용을 선물로 받게 됐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남편이 "현금으로 받자"고 주장해 뭇매를 맞고 있다.
A 씨는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이 어이없어서 이혼 생각 중인데 제가 이상한 거냐"며 겪은 일을 공유했다.
20대에 네 살 연상 남편과 결혼해 허니문 베이비를 갖게 됐다고 밝힌 그는 "한쪽이 기우는 결혼은 아니었고, 평범한 직장인끼리 그 나이대 맞는 돈 모아서 한 결혼"이라고 운을 뗐다.
다만 남편이 짠돌이 성향이 강하다고. A 씨는 "많이 아끼는 스타일인 건 알고 결혼했는데 막상 제 남편이 되고 이런 문제가 터지니까 한 대 쥐어박고 싶다"며 "산후조리원에 대해 남편의 시선이 곱지 않은 건 알고 있었고, 솔직히 저도 어려서 바로 퇴원해서 산후도우미 2주만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한 친구가 출산 선물로 산후조리원 비용을 내주고 싶다고 했다고. A 씨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인데, 결혼식 때 축사랑 가방순이까지 해줬다. 친구가 중·고등학교 때 왕따당했는데 제가 나서서 사과 받아내 주고 해결해 준 적 있다"며 "친구가 그때 정말 죽고 싶었는데 저 덕분에 목숨 두 개 얻었다면서 절 위해 꼭 산후조리원 비용을 내주고 싶다고 하더라. 아이한테 주는 선물 말고, 저를 위해서 선물해 주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 거절하다가 친구의 끈질긴 부탁 끝에 알겠다고 했다. 산후조리원 비용이 2주에 380만 원인데, 친구가 직접 와서 마지막 날 결제해 주기로 했다. 마사지 비용은 별도라 제가 현금으로 결제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문제는 남편이 "산후조리원 비용 현금으로 380만 원 달라고 하면 안 되냐. 너무 아깝다. 400만 원이 공중분해 되는 것 같다"는 막말을 했다고. 이에 출산을 한 달 남겨둔 A 씨가 남편한테 화내고, 남편이 입을 삐죽 내밀고 다물면서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남편이 A 씨 친구에게 따로 연락해 "현금으로 줄 수 없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A 씨는 "이 사실을 제 친구한테 전해 들었다. 친구가 '형부 진짜 너무하다'고 하는데, 전 쪽팔리는 걸 떠나서 친구한테 너무 미안하더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남편한테 온갖 정이 떨어져서 이혼하자고 했다. 남편은 그제야 '미안해, 몸조리해'라고 하더라. 자기 애 낳는 아내가 뭐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친구가 조리원 비용 내주고 마사지는 내 돈으로 하겠다는데 정이 안 떨어지는 게 이상한 거 아니냐"고 했다.
A 씨는 "시댁에서도 '면목 없다', 아들 잘못 키웠다'고 하신다. 부끄러워서 친정 부모님께는 말도 못 했다. 제가 예민한 거냐. 미친X 하나 방생해야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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