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구교운 기자 = 신호철 중앙보훈병원장이 공공병원 최초로 교육병원 전환을 추진하며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노인의학 특성화와 지역사회 협력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신 병원장은 20년 가까이 민간병원에서 근무한 후 약 6개월 전 중앙보훈병원장으로 취임했다. 앞서 그는 약 9년 동안 강북삼성병원장을 맡으며 다양한 의료 혁신과 환자 중심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신 병원장은 지난 13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원장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교육병원이 되면 의과대학과의 협력으로 학생 실습과 전문의 수련 지원이 가능해진다"며 "공동 연구를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학술적 성과까지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병원이란 의대생이나 간호대생 등 보건의료 전공 학생들의 임상실습과 전문의 수련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진료뿐 아니라 연구와 교육을 병행하는 종합 의료기관을 뜻한다. 교육병원이 되면 병원의 의료 수준과 연구 역량이 크게 향상되고, 우수한 의료 인력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보훈병원은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 공공의료기관으로, 현재 약 1383개의 병상과 32개 진료과를 운영 중이다. 하루 평균 외래 환자 수는 4500명을 넘으며, 전국 보훈의료체계의 최상위 병원으로서 보훈의료전달체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신 병원장은 "초고령화로 인해 보훈 대상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 일반 국민까지 의료서비스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의 평균 나이가 70대 중반으로, 수년 내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훈의료 전반을 노인의학 중심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노인 친화적인 시설 개선과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바닥 미끄럼 방지 시설, 큰 글씨 안내판 등의 환경 개선과 가정 방문 진료, 원격 진료 등 고령 환자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노인의학·재활·호스피스·노인 정신건강 등 특화된 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지역사회와의 협력도 확대된다. 신 원장은 "지역 보건소와 협력해 공공의료 사업을 확대하고 일반 주민 대상 진료도 늘려 지역사회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공공병원 운영에 따른 현실적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그는 "민간병원은 의사결정과 예산 집행이 빠르지만, 공공병원은 복잡한 승인 절차로 사업이 지연될 때가 많다"며 "예산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중심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병원 내 전담팀을 구성해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시설 개선과 인력 확보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신 병원장은 "임기 내 단기 성과보다는 후임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견고한 발전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보훈가족과 직원들이 가장 먼저 믿고 찾는 병원을 만들겠다"며 "미국 보훈병원처럼 대통령까지 신뢰하고 찾을 수 있는 병원이 되기 위해 의료서비스를 상급 종합병원 수준으로 향상하겠다"고 덧붙였다.

◇ 신호철 중앙보훈병원장 프로필

△1957년생 △서울대학교 의학 학사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 석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원 의학박사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조교수 및 과장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임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강북삼성병원 교수 △아시아 태평양 가정의학회 학술대회 총무위원장 △아시아 태평양 심신의학회 학술대회 부조직원장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대한스트레스의학회 이사장 △제8대 강북삼성병원 원장 △제17대 중앙보훈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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