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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는 앞뒤 벽에 갇힌 '대형 위험'…"투자고도화·모험자본 필요"

이강호 카이스트 교수 "국가혁신위·기획예산인구부 신설 필요"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 2024.7.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한국 경제가 더 이상 도약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징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 서울 강남구 KAIST 도곡캠퍼스에서 열린 '2025 혁신과 미래전략 심포지엄'에서 이근 한국경제학회장은 한국이 마주한 ‘두 개의 벽’과 ‘회색 코뿔소’ 위험을 언급하며 구조적 위기에 대한 경고를 던졌다.

이 교수가 언급한 ‘두 개의 벽’은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미국 대비 70%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는 점, 그리고 세계 GDP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시 2%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을 말한다. 경제 규모는 커졌지만 글로벌 위상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여기에 ‘회색 코뿔소’라는 표현을 더했다. 회색 코뿔소는 예측 가능하지만 외면되기 쉬운 대형 위험을 뜻하는 경제 용어로, 이 교수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5년마다 1%포인트(p)씩 하락하고 있는 흐름을 그 예로 들었다. 이는 구조적으로 성장 동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미·중 갈등,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중국 내수 위축이 맞물려 국내 제조업과 수출 기반을 동시에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철강, 배터리 등 주력 산업의 순이익 악화와 생산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이 어느 한쪽에도 기대기 어려운 ‘복합위기’ 국면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돌파구로 국가혁신체제(NIS)의 질적 전환을 제시했다. 기술 내재화와 다각화는 진전됐지만, 융복합도와 혁신 집중도는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친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 추격, 노사 간 생산성 대타협, 이종 기술 융합을 통한 장주기 산업 육성을 '세 가지 결합 전략'으로 제안했다.

인구 위기를 진단한 이강호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한국 사회는 이미 축소사회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 5183만 명이었던 총인구가 2072년에는 3622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며, 2066년에는 고령인구가 생산연령인구를 넘어서는 '인구 역전'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생아 수는 이미 연 20만 명대로 낮아졌고,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통령 직속 국가혁신추진위원회와 기획예산인구부(가칭) 신설을 제안하고, 과잉 인프라 통폐합, 외국인력 활용, 정년 연장, 실버 이코노미 육성 등을 포함한 다섯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은 AI 기술패권 시대를 주제로 "기술혁신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장기적 투자와 인재 순환 구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누리호 발사에 30년이 걸렸던 사례를 들며, AI 역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피지컬 AI 경쟁력 확보, 글로벌 인재 순환 시스템 구축이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역할로는 R&D 투자 전략 고도화와 시장 형성자로서의 책임 수행, 모험자본 활성화를 제안했다.

김태일 고려대 교수는 규제개혁이 혁신경제의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규제 순위가 47위에 머무는 현실을 지적하며, 규제샌드박스 운영 확대, 국회 규제개혁특위 설치, 입법영향평가 도입, 포지티브 규제의 네거티브 전환 등 6가지 개혁 과제를 제안했다. 그는 대통령의 정치적 의지와 국회의 협력이 없다면 이러한 개혁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가능성을 전제로 한 통상전략도 논의됐다. 김흥종 고려대 교수는 "지금은 20세기의 종말"이라고 평가하며, 미국이 규칙 기반 자유무역 체제에서 벗어나 자국 시장 보호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의 공세적 관세 정책이 신먼로주의와 매킨리주의에 기반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한국은 이에 대응해 중산층 중심의 포용적 통상정책, 산업정책과 연계된 공급망 전략, 디지털·기술통상 협정 확충 등 입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한 통상 거버넌스 개편과 통상본부의 위상 격상도 요구했다.

금융 부문에선 최성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과 한상범 경기대학교 교수가 각각 금융감독과 공공금융의 전략을 다뤘다. 최 연구위원은 규정 중심 규제에서 원칙 중심 규제로의 전환과 감독 기구의 독립성 확보를 강조했고, 한 교수는 공공금융이 고위험·장기 분야에서 혁신 투자자로 기능해야 한다며, 국가전략투자청(NSIA) 신설과 공공투자기구 개편을 제안했다.

강호병 머니투데이 대표는 축사를 통해 "한국 경제가 '성장 제로'의 사회로 들어온 것 같다"며 "여러 난관을 헤쳐 나갈 터닝포인트(전환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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