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성욕 없는 남편 탓 시험관으로 힘들게 아이를 얻었으나, 남편이 아이를 몰래 데려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40대 여성 A 씨는 "결혼은 했는데 남편은 없고 얻은 건 시어머니뿐"이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A 씨는 남편이 적극적으로 대시해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했으나 신혼여행에 다녀온 이후 8년간 부부 관계가 한 번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애 때도 남편이 스킨십에 별 관심 없어 보이긴 했는데, 결혼하니까 대놓고 '몸이 아프다', '피곤하다'면서 둘러댔다"며 "저는 아이가 갖고 싶으니까 용기 내서 먼저 다가가면 남편이 '난 성욕 없는 사람이니까 괴롭히지 말라'고 짜증 내더라. 너무 속상하고 자존심 상해서 나도 그냥 친한 친구랑 사는 거라고 생각하며 일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부 관계가 없으니 저도 의심쩍지 않겠냐. 여러 생각을 해봤는데 첫 번째는 남편이 양성애자다. 두 번째는 술을 하도 마시니까 성기능 장애다. 세 번째는 남편도 가정을 깰 생각이 없는데 성욕만 없고 그냥 아내만 둔 거 아닐지 추측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편이 유일하게 손길을 허락하는 여자는 바로 엄마였다고. A 씨에 따르면, 젊은 시절 시아버지와 사별한 시어머니는 두 아들 중 차남이었던 남편을 유독 아꼈다.

A 씨는 "하루는 시어머니가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앉더라. 저는 뒷좌석에 앉았다. 근데 시어머니가 운전하는 남편을 지긋이 바라보더니 기어를 잡고 있던 남편 손을 쓰다듬고, 팔과 어깨를 계속해서 매만졌다"며 "외출해서 무거운 짐을 들어야 할 때면 남편이 바로 옆에 있어도 시어머니는 꼭 며느리인 저를 불러서 시켰다"고 주장했다.

A 씨의 8년 독수공방 끝, 부부는 아이를 갖기로 했다. 그러나 남편의 적극적인 행동이 없어 A 씨는 결국 시험관 시술을 통해 딸을 임신했다. 그는 "남편이 딸을 예뻐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늦게 들어오고 저를 거부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시어머니도 A 씨를 괴롭게 했다고. 그는 "처음에 손자가 아니라서 못마땅하시던 분이 막상 손녀를 보니까 좋아하는 걸 넘어서 집착하더라. 계속 사진 보내라고, 아이는 놓고 집에 가라고 요구했다"며 "복직하니까 회사 그만두라고 압박까지 했다. 그래도 제가 회사를 계속 다니니까 딸을 저게서 떼어놓기 시작했다. 엄마인 저를 못 보게 돌려 앉히고 아빠만 보게 했다"고 황당해했다.

이 과정에서 남편은 A 씨 편을 전혀 들어주지 않았고, 고부 갈등에 대한 고충을 토로해도 못 들은 척 무시하기까지 했다. A 씨는 "참다못해 시어머니께 대들었는데, 그 얘길 듣고 있던 아주버님이 나와서 저한테 주먹을 들고 때리려고 했다. 그런데도 남편은 이 모습을 멀뚱멀뚱 보기만 했다. 결국 이날 이혼을 결심했고, 남편이 거부해 이혼 소송으로 법정에서 마주 보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혼 소송 중 발생했다. 그는 "남편이 딸을 1시간만 보고 싶다길래 보여줬는데, 그 길로 3살 딸을 데리고 잠적했다. 경찰이 아빠도 친권이 있어서 강제로 데려올 수 없다고 하더라. 시어머니 집까지 찾아갔는데 오히려 스토킹으로 신고당했다"며 "남편이 딸을 병원에 데려가서는 제가 아동학대 했다는 거짓 진단서까지 받아놓은 상태"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다시 데리고 올 방법 없냐"고 도움을 요청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남편이 이렇게 한 걸 증거로 모아두면, 양육권 지정할 때 남편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A 씨가 유리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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