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죽고 싶지?"…싸움 말린 경비원 폭행한 50대 입주민[CCTV 영상]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간 갈등을 중재하다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21일 충북 충주경찰서에 따르면 청주의 한 아파트 입주민인 50대 A 씨를 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지난 4일 오후 1시 30분쯤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의 얼굴 등을 때려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경비원은 A 씨와 다른 아파트 입주민과의 갈등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JTBC '사건반장'을 통해 공개된 CCTV 영상에는 A 씨는 경비원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하는 장면이 담겼다.
A 씨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경비원을 쫓아가며 폭행을 이어갔다. 결국 다른 입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하고 나서야 상황이 마무리됐다.
경비원은 이날 오전 9시 반쯤 한 입주민이 "어떤 남자가 아침부터 소리를 지르고 욕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경비원은 A 씨에게 "왜 아침부터 지나가는 사람한테 그러냐. 얼른 집에 들어가서 주무세요"라며 잘 달래서 보냈다.
정오쯤 됐을 때 경비원은 욕설을 들었다는 입주민으로부터 "나는 좀 참기 어렵다. 나한테 전화해서 사과하면 경찰에 신고를 안 하겠다. 내 연락처를 욕설했던 남자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경비원은 A 씨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연락처를 알려줬다. 그런데 잠시 후 피해 입주민에게 다시 연락이 왔고, A 씨가 전화해 다짜고짜 욕설했다고 전했다.
중재를 위해 연락처를 서로 교환하게 했던 경비원은 더 이상 자신이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하라고 이야기했다.
상황이 마무리된 줄 알았던 경비원은 얼마 뒤 A 씨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전화가 걸려 왔고, 받지 않자 A 씨가 경비실로 찾아왔다.
경비원이 "사장님 아까 사과하라고 했는데 왜 욕을 했습니다"라고 얘기하자 A 씨는 갑자기 욕하며 "이 XX"라고 말한 뒤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경비원은 어떠한 방어도 하지 못한 채 한 대 맞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쓰레기 줍는 집게를 겨우 손에 집어 들고 때리지 못하게 머리 쪽으로 휘두르며 도망을 쳤다.
그럼에도 A 씨는 계속 발길질을 하며 "죽어 죽어"라고 소리를 치면서 쫓아왔다.
경비원은 치아가 부러지고 코뼈, 안와골절 등 부상으로 전치 5주 진단을 받았다. 당시 코와 눈에서 옷이 피로 물들 정도로 많이 흘려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이해할 수 없었던 건 A 씨와 입주민은 평소에도 인사와 말을 주고받는 사이였다는 점이다.
경비원은 "그분(가해 입주민)이 전에는 지나가다가 음료수 하나 주고 귤도 주고 순찰도 하다 만나면 농담도 하고 인사도 하고 그랬다. 나는 그런 것을 TV에서만 봤지. 내가 이렇게 맞을 줄은 나도 꿈에도 생각 못 했다. 내가 맞을 짓을 했으면 내가 잘못했다고 맞아도 괜찮다고 하지만 맞을 일도 아니고 나는 중재 역할을 했을 뿐인데 어이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경찰은 A 씨를 상해죄로 입건해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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