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보수 행사서 반공 외치고 경례한 백골단…초청자는 '尹의 입'
석동현 변호사, "반가운 소식"이라며 백골단 무대로 불러
백골단 "초대받은 건 맞지만 특정단체 위로 아니었다" 해명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이 이른바 '백골단' 반공청년단 대표와 단원들을 보수 단체 행사에 초청해 직접 소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백골단 청년 대표와 단원들은 이 행사 무대에서 '반공청년단'을 구호로 외친 뒤 경례하며 사실상 대통령 지지 입장을 드러냈다.
'종북 세력 척결'을 이유로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윤 대통령의 변호인이 백골단을 프로파간다(지지자 또는 대중 대상 선전·선동)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 8일 오후 2시쯤 자유진영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린 신년 행사에서 김정현 반공청년단 대표와 단원 등 6명을 청중에게 소개했다. 반공청년단은 백골단으로 불린다.
당시 영상을 보면 석 변호사는 "정말 고무적이고 반가운 소식이 있다"며 "불법 체포영장에 격분한 청년이 모인 한 단체(백골단)를 제가 불렀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바로 한남동 관저로 복귀해야 하는 분들이니 잠시 소개하겠다"며 김 대표와 백골단 복장을 한 남녀 5명을 무대 위로 불렀다.
이후 김 대표는 "백골단 멤버들이 인사드리겠다"고 선창한 뒤 무대에서 단원들과 함께 '반공청년단'을 외치고 경례했다. 석 변호사는 이에 박수치며 호응했다. 반공청년단 청년들은 이 행사에 참여한 뒤 대통령 체포 찬반 집회가 열리는 서울 한남동 관저 인근으로 이동했다. 이후 이들은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으면서 대대적으로 기사화됐다.
백골단은 1980~90년대 민주화운동 탄압의 상징으로 알려진 사복 경찰 부대의 별칭이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이들의 존재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논란이 됐다. 백골단 유족들은 "정치깡패 동원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40년지기로 지난 16일 선임계를 제출하고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임계 제출 전부터 언론 대응에 나서 윤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다. 지난달 17일 첫 브리핑에선 "내란이 아닌 소란"이라며 윤 대통령의 입장을 전했고, 새해 첫날에는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집회 현장에서 직접 소개했다.
석 변호사는 앞서 1일 관저 앞 보수 유튜버 주최 집회에서 "검문소 앞에 지지자들이 조를 짜서 초병 근무를 서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지지자 결집을 위한 것이라지만 분열과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대통령 측이 청년들 지지를 끌어내고자 사전에 백골단과 접촉하며 여론전에 동원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 집회는 과열 양상을 넘어 범죄와 안전 사고 우려까지 낳고 있다.
지난 18일 윤 대통령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던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이날 오후 11시 30분 기준 40명이 현행범 체포됐다. 이들은 법원을 월담하거나 경찰관을 폭행하고, 경찰 통제에 불응하고 도주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앞서 16일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는 정부 과천청사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이력이 있는 60대 남성이 분신을 시도했다가 중태에 빠졌다. 이전에도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서 부상자나 체포된 사람이 속출했다.
김정현 대표는 18일 "석 변호사가 보수단체에 초청한 것은 맞는다"면서도 "자발적으로 한남동에 모인 청년들 전체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지 특정 단체를 위로하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뉴스1에 설명했다. 뉴스1은 석 변호사 입장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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