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홀덤펍, 내부는 '70억대' 불법 도박장…업주 등 88명 검거
단속 회피 위해 텔레그램이나 신원 확인된 손님만 입장
범죄수익 3억 몰수 추징보전…"게임칩 현금 환전 명백히 불법"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동대문구, 강남구 일대에서 장소를 옮겨 다니며 수십억 원대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업주와 손님 등 8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5일 형법상 도박장소 개설 및 도박 등 혐의로 A 씨 등 업주 3명을 구속 송치하고 범죄수익 3억여 원을 기소 전 몰수 추징보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3개 업소는 지난 2023년 4월부터 2024년 10월 사이에 영업하면서 베팅액 기준 최대 60억 원대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짧게는 4개월에서 길게는 18개월까지 영업 기간 이들 업소에서 이뤄진 불법 도박 규모는 약 70억9000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업주들은 주로 식당과 유흥시설 등이 밀집한 지역에 보드게임장 등으로 신고하고 합법적인 홀덤펍 운영을 가장했지만, 실제로는 카지노 테이블 등 시설을 설치하고 카드 게임에 사용되는 칩을 현금으로 환전해 주는 방식으로 게임 베팅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챙겼다.
이들은 단속을 회피하기 위해 주로 텔레그램 등으로 손님을 모집하거나 업장 안팎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신원이 확인된 손님만 입장시켰다. 또 타인 명의 계좌를 사용하거나 영업 장부를 수시로 폐기하는 한편, 장소를 여러 차례 옮기며 은밀히 영업을 지속했다.
경찰은 영업시간과 장소가 불규칙한 도박장을 특정하기 위해 통신 수사기법을 동원하며 의심 지역 일대를 여러 차례 탐문 수사했다. 아울러 범행에 이용된 수십 개의 금융계좌 거래 내역을 추적해 과거 불법 영업 사실까지 밝혀냈다.
최근 홀덤게임을 놀이문화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전국적으로 다수 홀덤펍이 운영되고 있지만, 경찰은 사실상 이런 홀덤펍이 불법 도박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게임으로 획득한 칩이나 포인트 등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라며 "홀덤펍 이용자들은 불법 도박에 빠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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