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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민주주의 교육 기회" 2030극우에 필요한 건[애극청년]④

권정민 교수 "민주시민 교육은 '라이프스타일'…주입식 탈피해야"
극우 청년과 대화할 땐 "싸우지 말고 사회성 기술 적극 활용해야"

편집자주 ...[애극청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노년의 '태극기 부대'가 아스팔트로 나왔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엔 2030 남성 일부가 서울서부지법과 헌법재판소 앞으로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넘어 현실의 광장에서 애국을 외친 그들은 '극우'인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애국을 외치면서 서부지법에 침입했고, 헌재를 협박했던 이들은 나라를 사랑했던 걸까. <뉴스1>은 애국을 외치는 2030 극우 '애극청년'들을 만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고민해 봤다.

권정민 서울대 교수가 14일 서울 마포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어떻게 보면 일생일대의 교육 기회예요.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서 머리로 외우기만 했지 도대체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치를 알려줘야 해요"

2030 청년들이 법원에 난입해 아수라장을 만든 '서부지법 난동'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달 14일. 권정민 서울교대 교수(유아·특수교육)는 극우·극단주의에 빠진 청년들의 뒤에는 '생각하지 않는 교육'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1은 권 교수와 함께 극단주의에 취약한 인간을 만드는 한국의 교육방식을 돌아보고 극단주의에 빠진 청년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살펴봤다.

'생각하지 않는 인간' 양산하는 주입식 교육

권 교수는 한국의 주입식 교육이 초·중·고등학교 이후에 대학교에서도 계속 유지되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교수님들도 주입식 외에 다른 교육 방식을 알지 못한다"며 화상 강연식 원격 교육을 대표적 예시로 들었다. 이와 대비되는 모델로 권 교수는 교육법인 동시에 입시 제도인 IB(국제 바칼로레아)를 들었다.

한국 생물학 수업이 생물의 종과 특징을 암기만 하고 넘어간다면 IB 교육과정은 1년 동안 학생들이 동네 하천에 나가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게 한다. 실제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방식을 선행 체험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러운 진로 교육은 덤이다.

권 교수는 "(한국은) 머리로만 배우지, 이것으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고민하거나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생각하는 인간과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 있다"고 짚었다.

문제는 민주주의 교육마저 주입식이라는 점이다. 사회의 근간인 만큼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정작 방법론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민주주의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교육 방식을 통해 취득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라며 "'민주시민 교육이 중요하다, 비판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교육 방식은 비판적 사고를 다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생각하지 않는 인간' 파고든 극단주의의 '단순함'

권 교수는 복잡한 현실 속의 사안을 단순화·단편화한다는 것이 '극우 선동가'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주 좋은 예시가 '계엄은 낭만'이라는 주장이다"라며 "계엄을 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낭만적이겠지만 딱 거기까지만 생각하는 거다. 이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면 복잡한 사회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테면 극단주의에 빠진 이들은 '계엄이 환율·주가·소상공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게 우리 엄마, 아빠한테도 영향을 미치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역사적 선동가로 남은 나치 독일의 요제프 괴벨스는 주간지 '제국'을 통해 "선전(프로파간다)은 단순하고 반복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말은 프로파간다의 교본으로 통한다.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시위대 폭력을 선동한 혐의를 받는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윤 모 씨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마포경찰서를 출발하고 있다. 2025.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권 교수는 "(극단주의에 혹하는 이들은) 잘 알아들을 수 있고 내 기분을 좋게 해주는 (선동가로부터) 더 위로받는다. 그러니 다른 메시지는 자꾸 차단하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극단주의를 관통하는 핵심으로는 권력에 대한 욕구를 꼽았다. 권 교수는 "일반적으로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폭력은 굉장히 쉬운 방법으로 권력을 갖게 한다. 그게 파시즘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약점은 너무 편하고 좋아서, 이 안에서 살면 소중함을 잊게 된다는 점"이라며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으니 민주주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러면 권력을 독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치고 들어오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미 극단주의에 빠진 청년과는…"싸우지 마세요"

권 교수는 청소년에서 청년층까지는 극단적 사고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봤다. 뇌의 가소성을 따졌을 때 새로운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청소년은 폭력을 통한 권력을 배워가는 모방 단계에 있다"며 "일부 청소년들은 힘을 과시하고 싶어 하고, (나머지는) 마음속으로는 동의하지 않지만 겉으로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래 사이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사회생활'에서 극단주의적 언행 모방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다른 관점에 스스로를 노출해야 사고의 균형을 맞출 수 있지만, 입시에 매몰된 주입식 한국 교육 체계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권 교수는 "이를 교정할 마지막 기회는 대학 교육"이라며 "토론·글쓰기·지역사회에 기반한 현장형 프로젝트를 통해 생각하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극단주의에 빠진 이들과 대화할 때는 "싸우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간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관계가 좋을 때 가장 잘 배우므로 오히려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낯선 사람과 대화할 때 사용하는 사회성 기술을 더 열심히 사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동의한 어떤 가치를 내가 조금 마음에 안 들고 손해 보더라도 동참하는 것"이라며 "나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행복해야 내 행복이 더 올라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정민 교수는…

현실에서는 교육학자로 활동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도 닦는 엄마'로 통한다. 서부지법 난동 사태 이후 '아들을 극우 유튜버에서 구출해 왔다'는 그의 글은 언론에서 다수 인용됐다. 이후 유튜브에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는 아이로 키우기'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학부모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교육 공론장'을 열었다.

realkwon@dqdt.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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