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멤버 성추행' 이용학 대표 피소…"진심 사과" 각서 공개
피해자 측, 녹취록·각서 공개…최근 강남경찰서 고소장 접수
-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아이돌 걸그룹 '메이딘' 출신 가은 측이 전 소속사 143 엔터테인먼트의 이용학 대표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가 자필로 강제추행 사실을 시인한 각서를 공개했다.
김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센터장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부모님을 만나 잘못을 시인했다"며 "이에 대해 피해자에게 활동 불이익을 주지 않고 업무 일선에서 물러나 멤버들과 소통하지 않을 것을 약속받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이 대표는 JTBC 프로그램 '사건반장' 방영 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가은이 '좋아요'를 누를 것을 요구했다. 또한 피해자 측은 이 대표가 거짓 입장문까지 요구하자 거절했고, 이후 이 대표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입장문은 거짓투성이였고 '왜 거짓말을 올려야 하는가', '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못 하겠다고 했더니 이 대표 태도가 달라졌다"며 "그는 가은이가 다칠 텐데 괜찮겠냐는 협박의 말을 남기고 10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아이는 계속 활동을 이어가길 원했고 이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면 된다고 했다"며 "이 대표는 물러나기는커녕 스케줄에 간섭했고 외면할 때마다 휘파람을 불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의 녹취록과 각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이 대표가 피해자의 부모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각서에도 "피해자에 대한 성추행을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라고 범행을 시인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아울러 '피해자가 남자친구를 숙소로 데려왔다'는 사건반장 보도에 대해서 "지난해 10월 일본 콘서트가 끝나고 일본인 멤버를 포함해 일본인 친구들 6명이 짧은 모임을 가진 것"이라며 "'남자 친구를 숙소에 데려왔다'는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143 엔터테인먼트 직원이었던 허유정 씨는 "이 대표가 과거에도 앨범 사재기 명목으로 부모에게 몇 천 만 원에서 억 단위로 현금을 받아 간 내용을 확인했다"며 "강제추행을 하거나 '사랑한다', '소원을 들어달라', '사귀자'는 부적절한 언행을 구사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이 대표를 이달 서울 강남경찰서에 이 대표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인권위원위원회에도 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22일 사건반장은 같은해 9월 데뷔한 다국적 걸그룹 멤버가 소속사 대표로부터 성추행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이를 보도했다.
이후 일부 누리꾼들은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멤버가 메이딘의 가은일 것이라고 추측했고, 소속사 측은 지난해 11월 23일 1차 입장문을 통해 "방송에서 언급된 멤버와 대표 사이에는 어떠한 성추행, 기타 위력에 의한 성적 접촉이 없었으며,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부인했다. 이후 가은은 같은 달 11일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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