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암살설' 방탄복 입은 李…"사거리 1~2㎞ 주의 대응 매뉴얼 필요"
출정식에 등장한 하얀 방탄복…권총·소총 등 암살설 제기돼
경찰, 李 비롯 후보 최고 수준 경호…전문가 "저격 용이 장소 점검"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저격 암살설'이 제기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 출정식에 하얀 방탄복을 입고 등장하며 대통령 후보에 대한 경호가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소 경호가 흉기 피습 등 근거리에 초점을 두고 있어 총기 저격 등과 같은 원거리 공격 시도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며 대통령 후보 경호가 본격 시작됐다.
이 후보는 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대선 출정식에 와이셔츠 위에 흰색 방탄복을 착용한 채 등장했다. 이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 후보 암살설' 때문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지난 3월부터 이 후보 암살 시도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 따르면 이 후보와 관련해 '특수부대 전역 요원들의 러시아제 권총 밀수', '사거리 2㎞ 저격용 괴물 소총 밀반입' 등의 제보가 있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월 습격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60대 남성 김 모 씨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한 이 후보에게 흉기를 휘둘렸다. 이 후보는 목 부위를 공격받아 약 3시간의 걸친 수술을 받았다.
이에 경찰은 암살설이 제기된 이 후보를 비롯해 대통령 후보에 대한 경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17일 후보자 전담 경호팀을 180명 규모로 선발했다. 경호팀 선발 규모는 150명이었던 직전 대선보다 늘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극단화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대통령 후보자는 경찰관직무집행법과 경찰 내규에 따라 '을호' 등급의 경호를 받는다. 경찰이 담당하는 최고 경호 등급으로, 4부 요인(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과 같은 수준이다.
전문가는 경찰 경호가 근접 시에는 효과를 발휘하지만 '총기 암살설'이 제기된 만큼 가까운 거리뿐 아니라 먼 거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통령 공식 행사의 경우 대통령경호처나 경찰에서 원거리 저격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한다"며 "아직 후보이긴 하지만 최소한 공개된 장소의 유세 등에서는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총기 저격의 경우, 표적을 맞히고 피해를 줄 수 있는 '유효 사거리'가 관건이기 때문에 이보다 가까운 위치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보통 1~2㎞ 이내에서 저격이 용이한 장소를 사전에 점검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저격 우려에 대해 인식하고 경호 작전을 고민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물, 저격, 드론 공격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다"며 "정당에서 전달하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거 유세 특성상 후보가 많은 사람을 접촉해야 하는만큼 안전과 경호 사이 균형도 고민거리다. 경찰 관계자는 "후보 주변으로 경력을 둘러싸는 방식으로 하면 가장 안전하겠지만 유세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며 "대신 후보자 주변 위해가 가능한 장소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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