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스타터' 벗어나는가 했는데…'부상 악령' 다시 맞닥뜨린 KT
헤이수스·강백호·김상수에 허경민·오윤석도 부상
2021 우승 시즌 이후 첫달 성적 가장 좋지만 한숨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몇 년간 따라다닌 '슬로스타터'의 오명을 벗어나는가 싶었는데, '부상 악령'이 발목을 잡고 있다. 프로야구 KT 위즈에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KT는 28일 현재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14승1무14패, 정확히 5할의 성적으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4월 2경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KT로선 만족스러운 시즌 초반이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년 이후 가장 좋은 개막 첫 달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KT의 3~4월 성적은 대부분 좋지 못했다.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2021년(13승11패)을 제외하곤 2019년 10승22패, 2020년(5월 개막) 10승13패, 2022년 11승13패, 2023년 7승2무14패, 2024년 12승1무20패로 늘 5할을 밑돌았다.
그럼에도 6월 이후 강력하게 치고 나가 2020년부터 5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낸 저력을 발휘했다. '슬로스타터'란 별칭이 붙은 이유다.
뒷심이 강하다 해도 굳이 초반에 쳐질 필요는 없기에, 슬로스타터는 KT가 떼고 싶은 수식어이기도 하다.
바람대로 올 시즌은 초반부터 안정적인 전력을 보이며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웃을 수가 없다. 4월이 끝나갈 무렵 주전 선수들의 '연쇄 부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19일 선발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간판타자 강백호가 동시 이탈했다. 헤이수스는 좌측 내전근, 강백호는 우측 외복사근에 이상이 생겼다.
지난주 초엔 주전 유격수 김상수도 복사근 손상 소견을 받아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휴식일인 지난 28일엔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좌측 햄스트링, 주전 2루수 오윤석이 좌측 내전근 부상을 당해 역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나마 헤이수스는 부상이 경미해 이번 주 중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이지만, 다른 4명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주전 타자만 4명이 이탈했다.
현재까지 KT의 힘은 윌리엄 쿠에바스, 고영표, 헤이수스, 소형준, 오원석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 선발 로테이션과 김민수, 손동현, 원상현 박영현의 탄탄한 불펜 등 마운드에서 나왔다.
반면 타선의 뒷받침은 아쉽다. KT는 팀 타율 0.241로 7위, 팀 득점은 110점으로 8위이고 팀 홈런은 14개에 그쳐 최하위다. 지난해 타선을 지탱했던 멜 로하스 주니어까지 부침을 겪으면서 더욱 고전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2주 새 주전 타자 4명이 이탈했으니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활약상이 좋았던 허경민의 이탈은 더욱 뼈아프다.
단숨에 3명을 잃은 내야진은 '비상등'이 켜졌다.
황재균을 필두로 권동진, 장준원, 윤준혁 등의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여기에 2군에 있는 천성호, 이호연 등도 다시금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KT가 지난 몇 년간 시즌 초반 고전한 이유는 부상자가 연쇄적으로 나와서였다. 빠졌던 이들이 복귀하면서 탄력을 받아 올라가는 시나리오가 반복되곤 했다.
올 시즌은 긍정적인 출발을 보이나 했지만 개막 첫 달이 끝나갈 무렵 다시금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KT엔 익숙할 수도 있는 '인내'와 '버티기'가 다시금 필요한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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