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 4년 침묵 깨고 다시 비상…랭킹 1위 코다 꺾고 3개월 새 2승
작년 11월 이어 새 시즌 개막전 제패…'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새 후원사로 메디힐 계약 직후 우승…새 시즌 활약 기대감 ↑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세계를 놀라게 했던 US 여자 오픈 우승 이후 4년간 침묵했던 김아림(30)이 다시 날아오르고 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의 추격마저 뿌리친 채 3개월 사이 두 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궜다.
김아림은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해 넬리 코다(미국·18언더파 270타)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 11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김아림은 새 시즌 개막전마저 제패하며 3개월 만에 두 번의 환희를 맛봤다.
특히 두 번의 우승 모두 1라운드부터 최종일까지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의 완벽한 우승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컸다.
2013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김아림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다만 호쾌한 장타에 비해 정교함이 떨어져 정규투어 우승은 2018년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처음 기록했다.
이후 2019년 문영 퀸즈 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추가한 그는, 2020년 '대형 사고'를 쳤다. 초청선수로 출전한 US 여자 오픈에서 역전극을 일궈내며 우승을 차지한 것. 코로나19 등의 특수한 상황이었음을 감안해도 한국 무대에서도 '톱레벨'이 아니었던 김아림의 우승은 매우 놀라운 것이었다.
이 우승으로 LPGA투어 진출권을 확보한 김아림은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루키 시즌인 2021시즌 23개 대회에서 '톱10' 4번에 그쳤고, 2022시즌(톱10 4회), 2023시즌(톱10 3회)도 비슷했다.
그랬던 김아림이 지난해 막판 반전을 일궜다. 롯데 챔피언십에서 나흘 내내 활약을 이어간 끝에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2020년 12월 US 여자오픈 이후 거의 4년 만에 일군 쾌거였다.
기분좋게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비시즌 또 한 번 고비를 맞았다. 기존 메인 스폰서였던 한화큐셀이 골프 사업을 축소하면서 계약 연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민무늬 모자'를 쓰고 개막을 맞이하나 싶었던 순간, 김아림은 지난달 24일 메디힐을 새로운 후원사로 맞이했다. 새 시즌 개막을 불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성사된 계약이었다.
김아림은 메디힐과 계약하며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메디힐 골프단의 새로운 일원으로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 더 발전된 모습으로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시작된 첫 대회부터 김아림은 새 후원사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첫날부터 7언더파로 치고 나가더니 나흘 내내 선두 자리를 지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에선 코다의 추격을 따돌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코다는 지난해 LPGA투어에서만 7승을 쓸어 담는 등 현재 여자 골프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선수다. 우승이 걸린 상황에서 당연히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아림은 위기에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잃지 않았다. 타수를 지키기 위한 안정적인 플레이가 아니라, 과감하게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지했다. 16번홀(파4)에선 6m 거리, 마지막 18번홀(파4)에선 7.5m 거리에서 과감한 퍼트로 버디를 낚았다.
김아림은 경기 후 "(코다의 추격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아니었다"면서 "공동선두가 된 순간에도 다시 내 경기에 집중하려고 했다. (코다보다 늦게 출발해) 한 홀 더 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가 많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3개월 새 두 번의 우승에, 코다와의 경쟁을 이기고 개막전 우승까지.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김아림의 2025년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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