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살아나고 부상자 복귀…강등권이던 토트넘, 유럽대항전도 보인다
EPL 3연승 상승세…2주 뒤엔 '완전체' 가동
12경기 남겨 놓고 5위 본머스와 10점 차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손흥민이 완벽하게 부활했고, 부상을 당했던 핵심 선수들도 하나둘 돌아오고 있다. 한때 강등까지 걱정하던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가 이제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티켓까지 바라보고 있다.
토트넘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입스위치 포트만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EPL 26라운드에서 입스위치 타운을 4-1로 완파했다. EPL 3연승을 질주한 토트넘은 10승 3무 13패(승점 33)로 20개 팀 중 12위에 자리했다.
긴 터널에서 빠져 나온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17라운드 리버풀전 3-6 대패부터 23라운드 레스터시티전 1-2 패배까지 7경기서 1무6패를 기록할 만큼 크게 부진했다.
강등권과 불과 승점 4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고 하락 폭이 워낙 가팔랐기에, 당시에는 2부 추락 이야기도 꽤 많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를 확 바꿨다. 토트넘은 24라운드 브렌트포드전(2-0 승리)에서 8경기 만에 승리하더니, 25라운드에선 까다로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잡았고 이날 입스위치마저 제압하며 3연승을 거뒀다.
리그컵과 FA컵에서 연달아 탈락해 우승 기회를 놓쳤지만 주중 경기 없이 EPL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게 전화위복이 됐다.
체력 부담을 덜자 손흥민이 가장 먼저 살아났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속 강행군까지 소화하느라 장점이 드러나지 않았던 손흥민은 일주일 간격 경기를 치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부활했다.
손흥민은 24라운드 1도움, 25라운드 결승골 기점, 26라운드 2도움으로 3연승에 힘을 보탰다. 속도를 살린 스프린트와 페널티 박스 밖에서의 감아차기 슈팅 등 좋았던 때의 모습들을 자주 만들어냈다.
최근의 활약을 힘입어 손흥민은 9시즌 연속 공격 포인트 20개 달성이라는 대기록도 완성했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혹평이 잦아져 다시 한번 가치를 증명해야 했던 손흥민이었는데, 최근 활약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영국 매체 '런던이브닝스탠다드' 역시 "잘 쉬고 돌아온 손흥민은 우리가 알던 그 모습이었다"는 코멘트로 그의 부활을 반겼다.
부상으로 반토막 났던 스쿼드가 회복된 것도 토트넘 반등의 큰 원동력이다.
토트넘은 최근까지 굴리엘모 비카리오, 제임스 매디슨, 미키 판더펜, 벤 데이비스, 브레넌 존슨 등 전 포지션에 걸쳐 무려 10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경기를 뛸 선수가 부족해 18세 이하 유스들로 간신히 엔트리를 채웠는데, 그러다 보니 중요한 경기가 많았던 1월 승부처마다 경험 부족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월 비카리오와 매디슨의 복귀를 시작으로 주축들이 하나둘 부상에서 돌아오기 시작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25라운드 맨유전에서 비카리오는 슈퍼 세이브 4개를, 매디슨은 돌아오자마자 결승골로 화려한 복귀 신고를 했다.
이어 26라운드 입스위치전에선 돌아온 존슨이 멀티골로 힘을 보탰다.
모처럼 팀이 힘을 받고 상승세를 탔는데, 더욱 희망적인 것은 앞으로 2주 안에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히샬리송 등 돌아올 선수들이 더 많이 남았다는 점이다.
'완전체' 구성을 앞둔 토트넘을 향한 현지 매체들의 시선도 희망적이다.
영국 매체 BBC스포츠는 23일 "4주 전만 해도 토트넘은 최악의 시즌을 보낼 것이 유력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토트넘의 상황은 확실히 개선됐고 앞으로 2주 뒤엔 더 완벽한 선수단이 구성된다. 팀은 최악이 아닌 최고의 결과를 내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토트넘은 더는 강등권이 아니다. 5위권만 진입해도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노려볼 수 있는데, 토트넘과 5위 본머스의 차이는 불과 10점이다. 토트넘의 기세를 고려하면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다른 매체 '풋볼 런던' 역시 "부상자가 다 돌아오는 후반기 토트넘은 그동안 잃었던 승점을 대거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38라운드까지 치러지는 EPL서 토트넘은 12경기를 남겨 놓았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입스위치 타운전을 마치고 "이제 강등 걱정은 안 해도 되겠느냐"는 '풋볼 런던' 기자의 농담 섞인 질문에 "애초부터 그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하면서 "상위권으로 가는 길은 활짝 열려 있다. 우리는 힘든 시간을 보내며 더 강해졌다.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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