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압박 이겨내고 유로파 우승…포스텍 감독 "아직 해야 할 일 많아"
"1월 우승 확신 유로파리그 집중…거취? 될 대로 될 것"
토트넘 부임 2번째 시즌 우승…리그 부진에 비판 여론 여전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토트넘 홋스퍼에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 팀을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려 놓았지만, 리그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설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바리아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우승으로 토트넘은 지난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면서 "진정으로 믿는 이들을 위한 승리다. 믿음을 잃지 않았던 선수들, 코치, 구단 모든 직원, 팬들을 위한 결과"라고 기뻐했다.
지난 2023년 토트넘에 부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두 번째 시즌인 2024-25시즌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들이 발생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부진했고, 리그컵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 컵에서도 탈락했다.
특히 1경기를 남겨 놓은 EPL에서는 21패를 하며 구단 역사상 EPL 단일 시즌 최다 패를 작성했다. 순위도 17위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략적으로 유로파리그에 집중하며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냈다.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조제 모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토트넘에서 이루지 못한 성과다.
그리스계 호주인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호주, 일본, 스코틀랜드 등에서 활동했기에 빅리그 경험이 전무했다. 결승전 전날에는 '광대'라고 조롱받을 정도로 유럽 무대에서 그의 위상은 높지 않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확고한 신념으로 토트넘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이 마감됐을 때 유로파리그 우승을 노리기로 결정했다"면서 "구단 내 일부는 반대했지만 난 확신이 있었다. 이후 유로파리그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시즌을 보냈다. 리그에서 대가를 치렀지만 책임은 나한테 있다"고 했다.
이어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유로파리그에 접근 방식을 바꿨다. 효율적으로 경기를 치렀는데, 선수들이 잘 받아들였다"면서 "선수들 모두 유로파리그를 훌륭하게 보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수행해 정당한 보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시즌 도중 영국 현지에서는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과 상관없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거취에 대해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다. 구단에서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결승전 이후를 기다렸을 수 있다"면서 "아직 (토트넘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일부 사람들은 구단의 원래 목표(유로파리그 우승)보다 리그 부진에 더 초점을 맞춰 비판할 수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이제 호텔로 돌아가 가족, 지인들과 시간을 보낸 뒤 금요일 우승 퍼레이드를 준비할 생각이다. 마지막 홈경기를 마치고,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며 "나머지는 될 대로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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