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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 '태하드라마'…올해 K리그서 가장 행복한 감독 박태하[인터뷰]

친정 포항서 첫 지휘봉 잡고 코리아컵 우승 등 성과

박태하 포항 감독ⓒ News1 안영준 기자

(포항=뉴스1) 안영준 기자 = 2024년 K리그를 달궜던 '태하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그 드라마를 지휘한 포항 스틸러스의 박태하(56) 감독은 올해 K리그서 가장 행복한 지도자다.

경북 영덕이 고향인 박 감독은 1991년부터 2001년까지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면 포항에서만 뛴 구단 최초의 '원클럽맨'이다.

은퇴 후 포항 코치를 거쳐 국가대표팀 수석코치, 옌벤 푸더(중국) 감독, 중국 여자 B대표팀, 한국프로축구연맹 TSG 기술위원 등을 맡은 뒤 올해 사령탑으로 포항에 돌아왔다.

일각에선 제카, 그랜트, 하창래에 김기동 감독까지 떠난 위기의 팀 포항을 맡은 박태하 감독에게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박태하호' 포항는 이를 기우로 만들며 펄펄 날았다. 막판 극장골을 넣는 끈적끈적한 팀, 전술적 대처가 좋은 팀이라는 평가와 함께 2024년 확실한 족적을 남겼다.

비셀 고베(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 6차전서 3-1로 승리하며 부임 첫 해 공식 일정을 기분 좋게 마무리한 박 감독을 4일 포항에서 만났다.

박태하 포항 감독. 2024.11.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고향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행복한 감독 박태하

긴 레이스를 마친 그는 후련한 표정으로 "나이가 들수록, 자기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면서 "포항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기쁜 일인데, (우승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어서 더욱 큰 행복을 얻었다. 난 참 복 받은 놈"이라고 말했다.

K리그에서 6위, ACLE 리그 스테이지 5위를 기록한 포항의 이번 시즌 백미는 코리아컵이었다. 결승에서 라이벌 울산을 연장 접전 끝 꺾으며 2연패를 달성, 대회 역대 최다 우승팀(6회) 타이틀을 얻었다.

그는 "포항에서 감독 제안이 왔을 때, 고민이 필요 없었다"고 했을 만큼 친정을 향한 사랑을 드러냈다. 그렇게 팀을 맡아, 모두가 위기라며 걱정했음에도 곧바로 트로피까지 안겼으니 자부심과 성취감은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다.

포항이라는 도시에 대한 생활 만족도도 높다. 인터뷰 전 포항 시내 한 식당서 식사하는 그에게 주변 테이블에선 계속 축하 인사를 건넸다. 사진 요청도 이어졌다.

식당 주인은 회무침을 3층 탑으로 높게 쌓아 '서비스'로 건넸다. 박 감독은 포항 팬들의 사랑을 받는 '영웅'이었다.

박태하 포항 감독ⓒ News1 안영준 기자

포항에서 가족과 함께 30년째 거주 중인 그는 "포항은 바다 있고 산도 있어 살기가 참 좋다"며 '포항사랑'을 표출한 뒤 "가족을 포함해 편한 사람, 친한 사람이 다 주변에 있다. 포항 팀에서 일하는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 가끔 머리를 식혀야 할 때면 7번 국도 드라이브를 하거나 아내와 함께 솔숲에 가서 의자 놓고 앉아서 쉰다. 다른 거창한 것보다 그런 게 행복"이라며 미소 지었다.

스스로를 올해 K리그에서 가장 행복한 감독이라 꼽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의 행복과 영광이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구단 레전드라고 해서 면죄부가 있는 건 아니다. 성적 앞에서는 냉철하게 평가받는다"면서 "그래서 항상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포항 감독으로 보내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안다. 맡고 있는 기간 동안 후회 없이 포항이 행복하게 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오른쪽)2024.3.9/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 축구보다 '사람'이 먼저…매니지먼트형 감독 박태하

이번 시즌 포항의 성공 키워드 중 하나는 박태하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축구 감독에는 전술과 전략을 중시하는 지도자, 카리스마로 팀을 휘어잡는 지도자 등 여려 유형이 있는데, 박 감독은 선수 관리를 중요시하는 '매니지먼트형' 감독이다.

그는 "결국 축구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선수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는 대처를 하는 게 우선이다. 이 선수의 장점에 맞는 포지션을 잡아주는 건 그 다음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포항에는 조르지, 황인재, 정재희 등 부침을 겪는 선수들이 있었는데 박 감독의 지도와 꾸준한 신뢰 아래 완벽하게 부활했다.

그는 "내 선수 시절에는 아무래도 감독과 소통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 점에서 어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감독이 되면 선수들과 편안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면서 "힘들어하는 선수들은 우선 편안하게 해 줘야 한다. 스스로도 답답할 텐데 나까지 야단쳐버리면 안 된다"는 지도 철학을 밝혔다.

박태하 포항 감독ⓒ News1 안영준 기자

이어 "감독이 선수를 잘 관리하고, 선수는 감독을 존중하는 이런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어야 팀이 잘 돌아간다. 팀은 한두 사람으로 구성되는 게 아니다. 여럿이 모여 힘을 합쳐야하니 여기서 삐끗하면 성적이 날 수 없다. 어렵지만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마냥 사람만 챙긴 것도 아니다. 전술적으로도 훌륭했다.

박 감독은 상대의 구성에 따라 '완델손 시프드'를 쓰거나, 정재희의 투입 시기를 조율하는 등의 변화로 시즌 내내 효과를 봤다.

J리그 1위를 달리는 고베의 유시다 다카유키 감독은 "포항은 우리의 장점을 막으려는 전술적 대응과 변화가 아주 뛰어났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TSG 시절 수많은 K리그 현장을 다니면서 나라면 어떤 변화를 줄지, 어떻게 대응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다"면서 "지금도 계속 실시간으로 잘 대처하기 위해 공부하고 연구한다. 완벽하게 준비하고 경기에 나가야 한다. 감독이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선수들은 감독 눈빛만 봐도 그걸 알아차린다. 그런 팀은 잘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쉬고 있는 일부 젊은 지도자들은 '남의' 경기장에 가면 괜한 뒷이야기가 나올 것을 우려해 현장을 찾지 못한다. 하지만 TSG를 하면 마음 편히 경기를 보고 분석할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보면서 공부하고 연구하면 (나처럼) 감독이 됐을 때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TSG를 '강추'했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경기에서 감독상에 등극한 포항 박태하 감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벌써 기대됩니다"…'더' 행복할 감독 박태하

기대 이상의 시즌을 보낸 박 감독은 시즌 최종전이 끝난 뒤 "내년에는 더 자신 있게 경기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그걸 생각하면 벌써 기대되고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어 다음날 전력 강화팀, 스카우트 등과 함께 벌써 내년 시즌 구상 회의까지 시작했다.

올해는 선수단이 이미 갖춰진 상황서 부임 한 달 만에 ACL을 치러야 했을 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내년에는 겨울 동안 박 감독이 직접 조련한 선수들로 시즌을 치른다.

박 감독은 "어떤 축구를 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은 확실하게 서 있다. 올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여러 변화를 주면서 효과를 봤고, 선수들도 재미있게 따라와 줬다. 내년에는 더 좋은 조건이 갖춰질 만큼,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이번 시즌 중반 스쿼드를 이탈했던 핵심 3인방 이호재, 안재준, 이동희 등은 이제야 부상을 회복했다.

박 감독은 "얘네들 (부상에서 돌아온 게) 아까워서라도 어디가서 경기해야겠다"고 농담한 뒤 "아쉽지만 그 아쉬움도 내년에는 기대로 작용할 것이라 괜찮다"고 했다.

14일 오후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전북 현대 모터스와 포항 스틸리스의 경기에서 포항 박태하 감독이 일찍 피치로 나와 서포터즈 석에 인사 후 돌아가고 있다. 2024.2.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더해 새로운 선수 보강도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이적시장에서 늘 선수를 빼앗기기만 했던 포항은 올해 여름 이적시장서 포스코의 지원으로 이태석과 안재준 등을 영입했다.

박 감독은 "포스코의 지원이 힘들 때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막판 스퍼트를 하고 코리아컵에서도 우승할 수 있었다"면서 "새 시즌에도 추가 영입 등으로 잘 준비할 수 있다면 더 자신감을 갖고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팬들의 힘도 다음 시즌 상승세를 기대하는 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올해 6연패를 할 때, 팬들이 버스를 막는다거나 비난을 보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포항 팬들은 오히려 '버스 맞이' 응원으로 힘을 보내줬다. 당시 울컥해서 버스에서 바로 내리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코리아컵에서도 포항 팬들의 응원으로 만든 좋은 분위기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스포츠에서 응원이 경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포항은 구단의 역사가 깊은 만큼 서포터스 문화도 성숙해 있다. 내년에도 팬들의 존재가 더욱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팬들을 치켜세운 뒤 "내년에 더 좋은 모습으로 스틸야드가 매 경기 꽉 차게 하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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