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동했던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K리그에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포옛 감독은 5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5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 부임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옛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으로 한국 대표팀 사령탑 후보까지 오른 지도자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현역 시절 우루과이 자국 대표팀에서도 뛴 포옛 감독은 첼시, 토트넘(이상 잉글랜드) 등에서 활약한 준수한 플레이어였다.

지도자로도 다양한 무대에서 많은 팀을 이끌었다. 브라이턴(잉글랜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AEK 아테나(그리스), 레알 베티스(스페인), 상하이 선화(중국), 보르도(프랑스), CD 우니베르시다드 카톨리카(칠레) 등을 거쳐 2022년 그리스 대표팀을 맡았다. 2013-14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지휘봉을 잡아 기성용을 지도하기도 했다.

포옛 감독은 "축구를 배우기 위해 전북행을 선택했다. 구단과 논의, 선수들 기량을 높이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전북에서 국가대표가 배출된다면 한국 축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리그 내 유일한 외국인 지도자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조심스럽게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승부사' 답게 우승에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매해 K리그 미디어데이 참석한 사령탑은 우승 트로피를 함께 만지며 사진 촬영을 하는데, 포옛 감독은 순간 주춤했다.

전북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트로피를 만지면 우승할 수 없다'는 축구계 징크스를 의식한 행동이었다. 실제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결승전 전날 우승 트로피를 만질 기회가 있었지만 만지지 않았고, 결국 생애 첫 세계 정상에 올랐다.

포옛 감독은 "전북은 트로피를 목표로 하는 팀이다. 전북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환상적인 시즌이 될 것"이라고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포옛 감독 입장에서는 새 시즌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올해 K리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토너먼트(4~5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6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등 개최로 15일에 개막,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펼쳐진다. K리그와 전북을 처음 경험하는 포옛 감독은 적응하고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

이에 포옛 감독은 "날씨도 춥고 땅이 얼어있어서 새 시즌 준비가 쉽지 않다. K리그와 전북 선수들을 파악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고,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걱정하면서 "이것도 감독이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새 시즌 포옛 감독과 경쟁할 김판곤 울산 HD 감독은 "환영한다. K리그에 세계적인 명장이 부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지도자들의 귀감이 될 것이다. 또한 팬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명가 자존심 회복을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다. 행운을 빈다"고 덕담을 전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팁을 하나 드리겠다"면서 "광주와 경기 할 때는 힘을 빼고 우승 경쟁권인 FC서울, 포항, 울산, 제주 SK, 대전 하나시티즌을 상대로 200% 최선을 다한다면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상위권 팀들을 꼭 꺾어줘야 광주가 중위권에 안착할 수 있다"고 장난스럽지만 진심으로 말했다.

dyk0609@dqdt.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