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안고도 압도적 승리로 4연임…'정몽규의 시대' 이어진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당선…2029년 초까지 임기
비난 여론 딛고 다시 한국 축구 이끌 적임자로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징계 요구 등 악재를 딛고도 4선에 성공, 향후 4년 동안 '정몽규의 시대'를 더 이어간다.
정몽규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진행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유효표 182표 중 156표를 받아 경쟁자인 허정무(15표), 신문선(11표)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로써 정 회장은 2013년 52대 회장직을 맡은 이후 2017년 53대, 2021년 54대에 이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 동안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직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12년 동안 '축구대통령' 자리를 지켜온 정 회장이지만, 이번에는 당선을 확신하기 어려웠다. 여론이 너무 안좋았기 때문이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축구인을 포함한 축구인 100명 기습 사면을 진행,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듬해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의혹이 불거져 홍역을 치렀다.
여러 논란 속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와 국정감사에 참석, "계모임 만도 못한 대한축구협회"라는 강한 질타를 받는 등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축구협회를 특정감사한 뒤 정묭규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정 회장은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후보자 자격을 유지해 이번 선거를 치렀지만 새 임기 기간 여전히 리스크는 안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 모든 악재 속에서도 유효표 182표 중(선거인단 192명, 무표효 1표) 무려 156표를 받아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적임자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우선 긴 시간 회장직을 수행한 덕에 축구협회 사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10년 넘게 축구협회장을 지낸 정 후보에 대한 지지 세력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축구지도자협회, 서울시축구협회, 인천시축구협회 등이 공개 지지를 선언, 선거 전부터 정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아울러 정 회장은 선거 기간 동안 전국의 축구 현장을 직접 누비면서 지도자, 심판, 선수들과 접촉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정 회장은 선거인단 192명을 모두 만나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는 두 차례의 연기 끝 새롭게 구성된 선거운영위원회의 주관 아래 경쟁을 펼쳐 정 회장이 당선됐는데, 이 점이 시사하는 바도 크다.
그동안 정 회장은 국회의 질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징계 때문에 '자격 없는 회장' '불공정 회장' 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는데, 이번 당선을 통해 '정당성'을 얻었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와의 징계 및 갈등 구도 등은 여전히 산재한 다른 문제들은 정 회장이 임기 기간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정 회장은 소견 발표에서 "강도 높은 내부 혁신을 통해 축구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 축구의 경쟁력과 위상을 높이겠다"며 "저에게 해주신 질책도 잊지 않겠다. 큰 책임감을 갖고 결자해지의 각오로 열심히 뛰겠다"며 쇄신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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