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잔디' 향해 감독들도 일침…"선수들 부상 위험 높다"
서울-김천, 최악 잔디 환경 속 0-0 무승부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빙상 잔디' 위에서 열린 경기가 맥 빠지는 무득점 무승부로 마무리된 뒤, 양 팀 감독은 "윗분들이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과 김천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두 팀 모두 의욕적으로 공격에 나섰지만, 미끄러운 잔디 위에서 여러 차례 실수가 나오는 바람에 경기 완성도가 떨어졌다.
위험천만한 장면도 나왔다. 서울 린가드는 잔디가 크게 파이며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했고 김천 이동경은 아웃사이드 패스를 하려다 잔디가 미끄러져 헛발을 찼다.
잔디가 이날 경기를 '지배'한 탓에, 경기 종료 후 양 팀 사령탑 기자회견에서도 화두는 잔디였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후방 빌드업으로 경기를 풀어가려 했는데 좋지 않은 경기장 환경 때문에 실수가 계속 나왔다. 전략적으로 완전히 새롭게 바꿔야만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 감독은 "다이내믹하면서도 빠른 템포의 경기를 하고 싶었는데, (잔디가 좋지 않아) 우리도 상대도 모두 쉽지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김기동 감독은 더욱 발언 수위를 높였다.
김 감독은 "잔디가 경기에 악영항을 끼쳤다. 시즌 개막 때부터 잔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날씨가 춥고 잔디가 얼어있어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위험이 높다. 안 좋은 잔디에서 계속 경기하니 훼손도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막 일정이 빨라진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사실 경기는 1월에 해도 상관없다. 다만 그러려면 그에 따른 제반 시설이 갖춰져야 한다. 이러다 선수들이 크게 다친다"면서 "윗분들이 더 고민을 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서울은 '루마니아 리그 득점왕' 출신의 외인 공격수 둑스가 데뷔전을 치렀다.
교체 명단에 포함, 벤치에 앉아 K리그 경기를 경험하던 둑스는 당초 이 경기에 뛰지 않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면서 후반 36분 교체 출전했다.
둑스는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몇 차례 공을 소유하고 내주는 등 원톱다운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아직 시차도 적응하지 못한 상태인데, 플레이하는 걸 보니 '더 일찍 넣을걸' 싶었다. 시간이 더 지나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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