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부터 다른 예비 스타…'신성' 윤도영을 주목하라
U20 아시안컵 마치고 팀 합류…짧은 휴식 불구 대전 승리 견인
EPL 브라이튼 이적설에 들뜰법한 데도 "신경 쓰지 않는다"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지난해 한국 축구는 양민혁(19)이라는 샛별의 등장에 들썩였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해 당돌한 플레이를 선보였고, 10대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침착하고 차분한 태도에 축구계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자신했다.
2025년 축구계는 또 한 명의 예비 스타에 주목하고 있다. 주인공은 대전 하나시티즌의 윤도영이다.
양민혁과 동갑내기인 윤도영도 지난해 대전과 준프로 계약을 맺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윤도영은 지난해 19경기에서 1골 3도움으로 양민혁(38경기 12골 6도움)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윤도영은 지난해 대전의 측면을 책임지면서 번뜩이는 플레이를 펼쳐 강등권이었던 대전이 잔류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지난 시즌 도중 부임해 윤도영에게 많은 기회를 준 황선홍 대전 감독은 "기량이 빼어난 어린 많은 선수들을 지켜봤는데, 그중 최고 수준이다. 포항 스틸러스 시절 지도했던 (김)승대, (이)명주 등보다 더 높게 평가한다"면서 "특히 당돌하고 거침없는 모습이 좋다.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지켜보고 싶은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도영의 잠재력과 재능을 지켜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튼은 그에게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라이튼은 2017-18시즌 승격 후 꾸준하게 유망주를 한발 먼저 발굴, 육성한 구단이다. 모이세스 카이세도, 마르크 쿠쿠렐라(이상 첼시), 알렉시스 맥알리스터(리버풀), 에반 퍼거슨(웨스트햄), 벤 화이트(아스널) 등이 브라이튼을 거쳤다.
브라이튼 이적설이 나오면서 윤도영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아직 어린 윤도영이 해외 이적설에 들떠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을까 노파심에 가까운 지적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정작 윤도영은 덤덤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0세 이하(U20) 아시안컵에 출전, 지난 2일 홈에서 펼쳐진 수원FC전에서 올해 처음으로 리그 일정을 소화한 윤도영은 "주변에서 이적설로 들뜨거나 설렐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했다.
황선홍 감독 역시 "(윤)도영이와 이야기해 봤는데, 해외 이적설로 들떠있지 않다. 최근 어린 선수들은 스스로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적이 결정돼도 현재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줘야 자신의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어린 선수이지만 생각이 깨어있고 성숙하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보란 듯이 윤도영은 올해 첫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았다. 윤도영은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패한 뒤 바로 귀국해 팀 훈련에 단 하루 참여한 뒤 수원FC전에 임했다.
당초 황선홍 감독은 길어야 45분만 뛸 것으로 예상했지만 윤도영은 후반 13분까지 뛰면서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피곤한 몸 상태 탓에 힘에 부치는 모습도 보였지만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전방 압박은 홈 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윤도영은 "U20 아시안컵에 출전해 힘들지만 귀국한 뒤 치료실에서 회복에만 집중했다. 예상한 것보다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면서 "전반전은 잘 버텼는데, 후반 들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올해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해외 이적설이 나오고, 빠듯한 일정으로 쉬는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윤도영은 자기에게 집중하며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미 빼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윤도영의 프로답고, 성숙한 모습에 K리그는 또 한명의 스타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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