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예 호출 홍명보 감독 "경험과 패기의 조화 보고 싶다"[일문일답]
20일 오만·25일 요르단과 고양·수원서 월드컵 예선
손흥민·이강인 주축에 양현준·양민혁 신예까지 총출동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국가대표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이 기존 주축들과 최근 떠오르는 신예들까지 최정예로 구성된 명단을 발표한 뒤 "경험과 패기의 조화를 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오만·요르단전에 나설 국가대표팀 소집 명단(28명)을 발표했다.
오만전은 3월 20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며 이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요르단을 상대한다.
이번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면 잔여 2경기에 상관없이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을 확정하는 홍명보 감독은 목표 달성을 위해 최정예 멤버를 소집했다.
우선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기존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설영우(즈베즈다), 백승호(버밍엄), 이재성(마인츠), 배준호(스토크), 엄지성(스완지) 등도 이변 없이 그대로 발탁됐다.
이어 최근 5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젊은 피 양현준(셀틱)과 임대 이적 후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급성장한 양민혁(퀸스파크레인저스) 등 신예들도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시너지가 얼마나 잘 나느냐가 관건인데, 홍 감독은 "이번에 젊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이들이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손흥민·이재성(마인츠) 등 경험 있는 베테랑들과 함께 패기와 경험이 밸런스를 잘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소속 팀 토트넘에서 이적설과 무관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는 손흥민에 대해서는 "소속 팀과 대표팀은 다른 면이 있다"면서도 "경험이 많은 선수라 잘 해낼 것이라 본다. 출전 시간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표팀에는 아킬레스를 다쳤던 김민재를 포함해 황인범(페예노르트)과 황희찬(울버햄튼) 등 부상 선수들까지 대거 이름을 올렸다.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는 부상 속에서도 스스로 긍정적으로 잘 준비했다. 황인범도 최근 훈련을 100%로 진행했고, 황희찬도 긴 부상이 있었지만 경험이 많아 팀 중심을 잡는 데 필요하다"며 이들의 복귀를 반겼다.
한편 대표팀은 이번 2연전 승리로 본선행을 조기 확정하면, 1986 멕시코 대회 이후 11회 연속 본선행이라는 대업을 일군다. 1954 스위스 대회까지 포함하면 12번째 본선 진출이다.
홍명보 감독은 "조기 확정은 우리가 바라는 시나리오"라면서도 "다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될 수는 없다. 선수들이 너무 부담을 갖지 않고 편하게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명단 발표 소감은?
▶지난해보다 올해 선수 선발이 어려웠다. 유럽에서 선수들을 만나고 경기도 봤지만, 그 시점에 (유럽파)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다. 또 유럽이 막바지 시즌이다 보니 부상 이슈도 많았다. 다만 최근에는 선수들이 다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유럽에 직접 가서 체크한 시간이 도움이 됐다. K리그는 추운 날씨 속에서 평소보다 일찍 개막해 아직 100%의 컨디션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난해와 비교해 얼마만큼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관찰해 오늘 이 선수들을 발탁했다. 선수들이 28명으로 (기존 23명보다) 많은 이유는 좋은 컨디션의 선수들을 경쟁시키고, 경고 누적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대처하기 위함이다.
-포지션별 선수 선발 배경은?
▶골키퍼의 경우 부상 중인 조현우는 계속 소통을 한 결과 문제가 되지 않아 선발했다. 이창근은 소속 팀 대전의 상승세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김동헌은 올해 눈에 띄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세이브를 많이 기록했고 최근 골키퍼 중 경기력이 가장 좋다.
수비진의 김민재는 아킬레스 부상 후유증이 있지만, 선수 스스로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또한 조현택은 울산 감독일 때도 봐왔지만, 최근 경기에서 많이 성장해 우리 코치진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포항의 이태석은 경기력 측면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2선의 양현준과 양민혁은 유럽에서 직접 만나고 체크했다. 특히 양현준은 짧은 시간을 뛰면서도 계속해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 임팩트를 낸 점이 선수는 물론 팀으로서도 굉장히 좋은 일이다. 황인범은 부상에서 회복해 훈련을 100% 다 소화하고 있다. 황희찬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 2선에서 경험으로 중심을 잘 잡아줄 것이다.
최전방의 주민규는 득점 선두(4골)를 달리고 있고, 지난해의 경기력을 계속 잘 유지하고 있다. 오현규도 잠깐 부상을 당했지만 지난 경기에 출전했다. 오세훈은 올해 득점은 없지만 공중볼을 다 따낼 만큼 컨디션은 좋다.
-양민혁 선발 배경을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1월에 양민혁을 보러 갔을 때는 양민혁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이적까지 겹쳐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이 선수가 계속 경기에 나서는 것을 지켜봤다. 순간적인 움직임 등이 나쁘지 않았다. 또 앞으로 주축이 돼야 할 선수니까 계속 대표팀에 들어와서 갖고 있는 가치를 높이면 좋을 것 같아 뽑았다.
-2선에 K리거 선수는 이동경 한 명뿐이다. K리거 미드필더가 대표팀에 뽑히려면?
▶유럽파가 무조건 낫다고 판단한 건 아니다. 다만 일부 K리그 소속 미드필더들에게서 불필요한 행동과 볼 터치 등 작년과 달라진 모습이 보였다. 일찍 개막해 아직 컨디션이 100%는 아니겠지만 이는 결국 경기력이 아직 최고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 부분이 개선된다면 언제든 대표팀에 다시 올 수 있다.
-귀화 가능성이 있는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에 대한 파악은?
▶유럽에 갔을 때 귀화 선수들의 경기도 봤고, 코치진이 (카스트로프의) 어머니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경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카스트로프를 합류시키면 풀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 당장 2~3일 훈련한 뒤 경기에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팀의 방향이 다른 쪽으로 가는 건 원하지 않았다.
-오랜 부상 중인 조규성의 상태는?
▶꾸준히 관찰하고 있고 계속 접촉도 했다. 다만 지금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조기 본선행도 가능한 상황인데?
▶우리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될 수는 없다. 본선 조기 확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선수들이 너무 부담을 갖지 말고 편안하게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
-2연전서 승리라는 결과 이외에 보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젊은 선수들이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실수할 수도 있고 부족할 수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싶다. 또한 우리 팀에는 손흥민과 이재성 등 경험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패기와 경험이 밸런스를 잘 잡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는 선수들이다.
-최근 좋지 않은 잔디가 논란이 되고 있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이에 대한 생각은?
▶요즘 축구는 기술적·전술적으로 수준이 높다. 그래서 잔디가 받쳐주지 못하면 큰 문제가 된다. 누군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으나, 팀 수준까지 결정할 큰 문제다. 잔디 관련 종사자들에게 (잘 관리해달라고)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좋은 잔디에서 경기하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팬들도 더 즐겁게 축구를 즐길 수 있다고 100% 확신한다.
-손흥민이 소속 팀에서는 출전 시간 조절 등으로 관리를 받고 있는데, 대표팀에서도 그런 조치가 가능한가?
▶언제라도 가능하다. 손흥민이 지금 경기 출전 시간이 적고 득점도 예전보다 못하다고들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대표팀에서도 그렇고 토트넘에서도 마찬가지다. 손흥민과 함께 그런 점에 대해서 충분히 소통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겠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의 무관 등으로 심리적인 압박도 있어 보이는데?
▶경험이 있는 선수라 잘 해낼 것이라 본다. 다만 클럽과 대표팀은 다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는 매일 훈련하지만 대표팀에는 4개월 만에 돌아온다. 토트넘에서 해온 역할과 대표팀에서의 역할이 다르기에 연결하고 싶지 않다. 다만 손흥민이 토트넘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또 잘할 것이라 믿는다.
-정몽규 회장의 4선 성공 이후 대화를 나눈 것이 있는지?
▶아직 따로 이야기한 적은 없고 얼굴도 뵙지 못했다. 다만 가고자 하는 방향은 지난해 11월 이후 전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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