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홈 경기에 강하다?…김학범 감독 "원정도 원정, 홈도 원정"
제주, 26일 안양 상대로 시즌 첫 원정 승리 도전
"선수들 모두 열심…팀 분위기·자신감 올라와"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섬'을 연고지로 하는 제주SK는 아무래도 상대에게 부담스러운 원정팀이다. '육지'의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보다 제주도는 기본적으로 시간도 많이 들고 이런저런 에너지 소모가 더 많다. 특히 갑작스러운 악천후가 찾아온다거나 무더운 여름이면 제주 원정길은 더 고행이다.
언뜻 제주SK가 유리한 조건이라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속사정을 살피면 꼭 그렇지 않다. 평소 제주에서 훈련하고 생활하다 매치업에 따라 육지의 11개 클럽을 상대해야 하는 제주SK 선수들은 수시로 고된 원정길을 떠나야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제주의 원정 성적은 홈 성적보다 떨어진다. 대부분의 팀이 그렇지만 제주는 더 힘들다. 올해도 그렇다.
9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제주는 3승2무4패(승점 11. 10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승리는 모두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일궜다. 원정은 2무2패에 그친다. 만족스럽지 않은 순위를 끌어올리려면 이제 적진에서도 승전고를 울려야하는데, 다가오는 주말 안양 원정을 조준하고 있다.
제주SK는 26일 오후 4시30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안양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10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난 9라운드 홈 경기에서 9위 포항(3승3무3패 승점 12점)을 2-0으로 격파한 제주는 8위 안양(4승6패 승점 12)전에서 시즌 '첫 원정 승리'와 '첫 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잡아낸다면 순위 상승은 덤이다.
올 시즌 K리그1은 '역대급'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선두 대전(승점 20)이 조금 앞서고 대구와 수원(이상 승점 7)이 다소 떨어졌을 뿐, 대다수 팀들이 차이 없는 승점으로 줄을 서 있다. 제주가 안양을 꺾으면 상황에 따라 5위까지 점프할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금 순위는 큰 의미 없다. 승점이 워낙 촘촘하게 붙어 있어 한 경기에 따라 순위가 확확 바뀐다"면서 "어느 팀이든 안심할 수가 없다. 다들 잘한다. 감독들 피 말리는 리그"라고 경계심을 전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학범슨'의 견해처럼 어느 팀도 쉽게 여길 수 없는 시즌이다.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1부 리그를 밟은 안양도 선전 중이다. 안양은 지난 23일 디펜딩 챔피언 울산HD와의 경기에서도 잘 싸우다 0-1로 석패했다. 그 실점도 PK였다.
김학범 감독은 "울산전 보지 않았는가. 안양 잘한다. (승격팀이라고)쉽게 볼 것도 없다"면서 "우리가 뭐 (순위표)밑에서 3번째인데..."라며 겸손을 담아 상대에 대한 존중을 표했다.
말은 아꼈으나 어쨌든 김학범 감독에게도 '섬 생활'의 어려움은 넘고 싶은 벽이다. 쉽지는 않다.
김 감독은 "작년에는 홈 승률이 높았으나 재작년에는 오히려 홈 승률이 원정보다 더 떨어졌다"면서 "원정은 기본적으로 원정 경기고, 홈 경기도 원정 경기 같을 때가 있다"며 덧없이 웃었다.
원정길에 올랐다가 어쨌든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하니, 홈 경기가 연속으로 이어지지 않는 일정이라면 오히려 푹 쉬다가 제주행 비행기에 오르는 상대보다 더 피로한 상황에서 주인 노릇을 할 때도 있다는 푸념이다. 당장 다가오는 스케줄이 그렇다.
제주는 26일 안양 원정-5월3일 대구 원정 후 5월6일에 강원과 홈 경기를 치른다. 일주일 사이에 육지와 섬을 2번 오가다 며칠 쉬지 못한 채 홈경기를 치러야하니 마냥 이점이라 보기 힘들다. 그래도 극복해야할 일이고 김 감독도 "우리가 하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현재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으나 최근 선수단의 분위기가 상승 곡선을 타고 있어 고무적이다.
일희일비 않고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는 김학범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고 점점 나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많다. 자신감도 많이 올랐다. 잘 준비해서 차근차근 나아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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