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배하고 쉼 없이 두드리는데…FC서울, 골 가뭄에 순위 곤두박질
우승후보 꼽히는 서울, 최근 7경기 무승 '리그 9위'
지배하는 경기 많지만 13경기 10골 골가뭄이 발목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K리그1 우승후보 FC서울이 좀처럼 승점을 쌓지 못하고 있다. 내용은 나쁘지 않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자신들 계획대로 주도하는 경기가 많다. 그런데 '마침표'를 찍지 못하니 승리가 요원하다. 골 결정력 부족이야 모든 사령탑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지만, 김기동 감독의 한숨은 더 깊어 보인다.
12일 현재 서울은 3승6무4패 승점 15점으로 12개 팀 중 9위에 머물고 있다. 개막 후 6경기에서 3승2무1패를 올릴 때만해도 작년과는 다르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3월29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3-2로 이긴 뒤 6주 넘도록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4무3패. 이기지 못하니 순위가 계속 밀린다.
13경기에서 12골만 내준 수비력은 괜찮은데 단 10골에 그치는 득점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6번의 무승부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치인데 넣지 못하니 잘해도 비기는 경기가 늘고 있다. 답답한 것은, 슈팅 시도는 가장 많다는 사실이다.
올 시즌 서울은 13경기에서 총 197번의 슈팅을 시도해 울산(213회)에 이어 슈팅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울산은 여름에 참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때문에 일정을 앞당겨 2경기를 더 진행, 총 15경기에서 나온 수치다. 경기당 슈팅으로 바꾸면 서울이 15.15개로 14.20개의 울산보다 높다.
같은 13경기를 치른 김천과 대구가 각각 163개(경기당 12.54) 160개(경기당 12.31)로 전체 3위와 4위이고 하위권인 강원과 광주는 경기당 7.54와 7.31에 그치니 서울이 거의 2배나 많은 슈팅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골문 안으로 슈팅 궤적이 향하는 '유효 슈팅'도 서울은 91개(경기당 7.0개)로 울산 114개(경기당 7.6)에 이어 전체 2위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닌데 10골 밖에 터지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경기는 답답함의 결정체였다.
경기를 지배한 팀은 원정팀 서울이었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전의 안방에서도 서울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주도해 무승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대전은 전후반 내내 막기 급급했을 정도로 서울의 공세가 거셌다. 하지만 최종 스코어는 0-0이었다.
이날 경기기록표를 보면 김기동 감독과 서울 팬들은 머리가 지끈거릴 법하다. 서울은 전반 11개, 후반 12개 등 무려 23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유효슈팅은 8개였다. 대전은 단 1개의 슈팅만 기록했고 그나마도 후반 43분 역습 상황에서 나왔다. 슈팅수 23대 1. 판정승이 있었다면 서울이 승점 3점을 가져갔겠으나 현실은 서로 똑같은 승점 1점씩이다.
마냥 '불운'이라고 넘어가기에는 선수들 반성도 필요해 보인다. 대전 수비수들의 몸 던지는 육탄방어와 최근 동물적인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이창근 골키퍼의 선방쇼 등에 가로막힌 영향도 있었으나 마지막 단계에서의 정교하고 침착함이 부족했던 슈팅도 여럿이다.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전(승점 28), 전북(승점 25), 울산(승점 24) 등과의 격차가 10점이나 벌어졌다. 경기력이 나쁜데 어찌어찌 골이 들어가서 당장 성적이 나오는 것보단 낫다는 반응도 있으나 무승이 길어지면 좋을 것 없다. 이기지 못하면 선수들은 쫓기게 되고, 그러면 냉정함은 더 떨어진다.
서울의 다음 일정은 18일 대구FC 원정이다. 서울의 마지막 승리 상대다. 1-2로 끌려가다 경기 막판 정승원-문선민의 극적 동점골과 역전골로 3-2로 뒤집은 내용, 대구FC 출신 정승원이 대구 팬들을 향해 '역주행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가 된 스토리와 함께 더욱 주목될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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