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김도용 기자 = 현역에서 물러난 김연경이 감독과 선수로 동시에 뛰며 진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김연경은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025에서 팀 월드 감독 겸 선수로 출전, 80-63 완승을 견인했다.

2024-25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이번 이벤트 대회 둘째 날에 진행된 올스타전에 팀 스타의 감독을 맡았다.

은퇴 후 배구계에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김연경의 지도자 데뷔였다.

경기 전 "코트 안팎에서 선수들을 잘 리드해 승리와 멋진 경기,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각오를 다진 감독 김연경은 의욕이 넘쳤다. 1세트를 벤치에서 시작한 김연경은 옷깃을 세우며 자신이 이 팀의 감독임을 알렸다.

이후 김연경은 상대 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과 여러 차례 신경전을 펼쳤다. 아본단자 감독이 주심의 인아웃 판정에 아쉬움을 나타내자 비디오 판독이 없다는 제스처를 하며 자극했다. 또한 팀 스타가 연속 득점을 올리자 아본단자 감독 쪽을 향해 포효하기도 했다.

더불어 타임아웃 때마다 선수들과 모두 하이 파이브를 하면서 독려하며 팀을 이끌었다.

선수로 나선 2세트에서는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빈 곳을 노리는 공격으로 힘을 보탰다. 동료 멜리하 디켄의 공격이 터치 아웃 판정을 받자 심판과 상대 선수에게 항의, 강한 승부욕을 보이기도 했다.

3세트에 다시 지휘봉을 잡은 김연경은 서브 라인, 코트 안까지 들어가 선수들에게 전술적 움직임을 주문했다.

김연경은 4세트에 다시 선수로 나섰는데, 날카로운 서브와 안정적인 서브를 선보였다. 김연경은 경기 막판 해결사로 나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은퇴 무대를 화려하게 끝냈다.

지도자 데뷔를 마친 김연경은 "감독이 쉽지 않은 자리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래도 선수들이 내 말을 잘 들어줘서 수월하게 감독 역할을 했다. 추후 지도자가 된다면 오늘이 가장 편한 날이 됐을 것"이라면서 "미래에 지도자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작전판에 하트를 그리고 '엔조이(Enjoy)'라고 써놨다. 선수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을 때 이 문구를 보여주면서 즐기는 게임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성공적으로 감독 겸 선수 역할을 수행한 김연경은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으며 코트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김연경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 한 나탈리아 페레이라(브라질), 이노우에 고토에(일본) 등은 눈물을 흘리며 세계적인 선수의 마지막을 아쉬워했다.

과거 김연경과 함께 뛰었던 에다 에르뎀(튀르키예)은 이날 김연경의 지도를 받았는데,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다. 선수 시절에도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더욱 분발하도록 만드는 선수였다. 그런 능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모두가 존중하고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능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며 전 동료가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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