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독일 극우당 옹호·유럽 비난한 미국 부통령에 반발
"정당한 이유로 협력 안 하는데 협력하라고 조언하는 건 옳지 않아"
"증오 표현 검열은 반민주주의자에게 민주주의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리스 바이델 대표를 만나고 유럽에 표현의 자유가 없다며 비난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연설에서 "우리가 정당한 이유로 협력하고 있지 않는 당에 다른 사람이 협력하라고 조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규탄했다.
숄츠는 "특히 친구이자 동맹국 사이에서는 더욱 적절하지 않다"며 "우리는 그것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규탄했다.
앞서 밴스 부통령은 전날인 14일 바이델 대표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독일 국내 정책, 표현의 자유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밴스 부통령은 MSC 연설에서도 독일 내 주류 정당들이 AfD와 협조하면 안 된다는 '방화벽'을 세우는 것에 대해 "민주주의는 국민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신성한 원칙에 기반을 둔다"며 "방화벽을 세울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전역에서 표현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AfD는 나치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며 물의를 빚어왔다. 나치 역사로 인해 극우 정치가 금기시되는 독일 정계에서는 사실상 버림받은 존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오는 23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AfD는 지지율 20% 안팎을 기록하며 득세하고 있다.
숄츠는 "다시는 파시즘이 없고, 인종차별이 없고, 공격적 전쟁은 없다"며 "그래서 우리나라의 압도적 다수가 범죄적 나치즘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사람에게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숄츠 총리는 유럽이 증오 표현을 억제하고 검열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늘날 독일과 유럽의 민주주의는 급진적인 반민주주의자에 의해 민주주의가 파괴될 수 있다는 역사적 인식과 깨달음 위에 건국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것이 민주주의가 적들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기관과 자유를 제한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보호하는 규칙을 만든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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