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 정전 11시간째…절반 복구됐으나 원인 규명은 아직(종합)
"원인에 대한 정보 없다"·"사이버 공격 조짐 안 보여"
포르투갈 총리 "아마도 스페인에 원인 있을 것"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에 정전이 발생해 이베리아반도가 혼란에 빠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가 다시 공급되기 시작했지만, 정전 원인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30분12시30분(한국시간 오후 7시30분) 발생한 정전으로 수백만 명이 혼란을 겪고 있다.
포르투갈 전력망 운영사 REN은 스페인에서 4800만 명, 포르투갈에서 1050만 명 등이 정전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스페인 내무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에 나선 상태다.
스페인 전력망 운영사인 레드 일렉트릭카의 운영 책임자인 에루아르도 프리에토는 "수리가 진행되고 있지만, 모든 것이 잘 진행된다는 전제하에 전력을 복구하는 데 6시간에서 10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전이 시작된 지 11시간째인 현재까지도 국토의 약 절반에만 전력 공급이 복구됐다. 나머지 지역에는 29일까지 전력이 복구될 방침이다.
스페인 당국은 아직도 정전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전국의 복합 사이클과 수력 발전소도 재가동돼 스페인 전역의 공급량을 곧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인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안전과 원활한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항공편이 20% 감소했지만 항구와 항공 교통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안토니오 코스타 유럽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사이버 공격의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측에서는 스페인 쪽의 문제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포르투갈 총리는 "광범위한 정전의 원인은 국외, 아마도 스페인 때문"이라며 "향후 몇 시간 안에 전국의 전력이 복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남서부 일부 지역도 정전으로 영향을 받았으나, 이 지역에서는 전력이 빠르게 복구됐다.
유럽 항공 교통기관인 유로 컨트롤에 따르면 대규모 정전으로 인해 스페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포르투갈 리스본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마드리드 지하철역의 기차가 멈춘 모습, 사무실과 복도에서 사람들이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한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이 공유됐다.
마드리드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발이 묶인 카를로스 콘도리(19)는 AFP에 "스페인에서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모두 놀랐다"며 "통신망이 안 터져서 가족, 부모님께 전화할 수도 없었고, 직장에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전력 공급이 중단되며 지하철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지자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으로 몰려갔다고 AFP는 전했다. 또 냉장고도 작동이 멈추며 식당들은 음식들을 싸게 팔고, 아이스크림 가게는 아이스크림을 무료로 나눠주는 광경이 포착되기도 했다.
인터넷 활동 모니터링 사이트 넷블록스는 이베리아반도의 정전으로 인해 웹 연결이 평소의 17%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정전으로 마드리드 오픈 테니스 대회도 경기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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