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창립자 "루마니아 대선 개입 요청 받아"…佛 "사실무근"
두로프 "서유럽 국가, 보수층 여론 잠재워 달라고 해…단호히 거부" 주장
'바게트' 이모티콘 달아 프랑스 암시…중도 후보, 결선투표서 우파에 역전승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텔레그램 메신저 앱 창립자가 1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서방 정부가 루마니아 보수층 목소리를 침묵시켜 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서방 정부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텔레그램 게시물에 바게트 이모티콘을 넣어 프랑스임을 암시했다.
텔레그램 창립자 파벨 두로프는 "서유럽 정부가 오늘 대선을 앞두고 루마니아 보수층 목소리를 침묵시켜 달라고 텔레그램에 요청했다. 나는 단호히 거부했다"고 텔레그램에 글을 올렸다.
이어 "텔레그램은 루마니아 사용자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정치 채널을 차단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민주주의를 파괴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는 없다. 선거에 개입함으로써 '선거 개입에 맞서 싸울' 수는 없다. 언론의 자유와 공정한 선거는 보장하거나 보장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루마니아 국민은 둘 다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루마니아 대선 결선 투표에서는 무소속인 중도 성향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이 약 54%의 표를 얻으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지난 4일의 1차 투표에서는 루마니아연합동맹(AUR)의 조지 시미온 대표가 1위였는데 뒤집혔다.
이번 대선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선거가 러시아 개입 의혹으로 무효가 된 뒤 다시 치러진 것이기도 하다. 당시 선거에서는 AUR 소속 깔린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앞서갔지만, 여기에 러시아의 대규모 SNS 여론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일부 받아들여 재선거를 명령했다. 해당 후보는 이후 출마가 금지됐다.
시미온 대표는 유럽 회의론자인 강경파이고 단 시장은 중도파다. 시미온 대표는 친트럼프이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은 반대하고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루마니아의 지원 축소를 주장해 온 인사다. 만약 두로프의 주장이 맞는다면 러시아의 선거 개입에 맞서 프랑스도 보수 우익을 저지하기 위한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는 것이 된다.
하지만 프랑스 외무부는 X에 두로프의 메시지 스크린 캡처와 함께 프랑스의 어떠한 개입도 부인하는 글을 올렸다. 외무부는 "텔레그램과 트위터(X)에서 프랑스의 루마니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된 전혀 근거 없는 의혹이 유포되고 있다"면서 "프랑스는 이러한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두바이에 거주하는 두로프는 지난해 아동 포르노, 마약 밀매, 그리고 해당 앱과 관련된 사기 거래 관련 범죄 수사 중 프랑스에서 구금되었다. 그러다 올해 3월, 두로프는 프랑스 법원이 허용해 두바이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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