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천명했다.

로이터 통신과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대해 "그곳은 우리 땅이며 우리는 우리 영토에서 군대를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러시아)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요구를 한다면 그것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전화 통화 이후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러시아가 향후 평화 협정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각서(memorandum)를 제안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해당 각서에는 분쟁 해결의 원칙, 평화 협정 체결 가능 시기 등이 명시될 수 있으며, 관련 합의가 도출될 경우 일정 기간의 휴전도 포함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최대한의 평화 의지를 보여주고,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제거해야 할 근본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 보호를 위한 점령지 편입 △우크라이나 비무장화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말한 각서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로부터 각서나 제안서를 받게 되면 그에 따라 우리 입장을 우리가 보는 방식대로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각서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결정을 내리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전 전화를 해 우리 없이 우크라이나에 관한 어떤 결정도 내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것은 우리에게 있어 원칙의 문제이며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 듯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후 "협상 조건은 양측이 직접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EU), 영국이 참여하는 고위급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당사국 대표들이 참여하는 고위급 회담을 검토 중"이라며 회담이 가능한 한 조속히 열리기를 바라며 개최지는 튀르키예나 바티칸, 스위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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