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바티칸 휴전 협상 중재는 비현실적이고 우아하지 못한 일"
크렘린궁 "휴전 협상 장소 양측 동의 필요…때가 되면 결정"
미국·우크라는 바티칸 중재 역할 환영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러시아가 23일(현지시간) 바티칸(교황청)이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것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며 탐탁지 않은 모습을 나타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한 행사에서 "두 정교회 국가가 가톨릭 교황청이라는 무대에서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바티칸 입장에서도 불편하고 다소 우아하지 못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너무 비현실적인 방안들을 놓고 정신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와의 차기 휴전 협상 장소에 대해 "한쪽이 일방적으로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양측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회담이 전쟁 포로 교환 외에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난 후 레오 14세 교황은 후속 회담 장소로 바티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달리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바티칸의 중재 역할을 환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트루스소셜을 통해 "교황이 대표하는 바티칸이 협상 주최에 큰 관심이 있다고 한다. 절차를 시작하자"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럽연합(EU), 영국의 고위급 회의 개최를 원한다"며 "회의 장소는 튀르키예, 바티칸이나 스위스에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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