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과 사별한 여성, 86세 그 아버지와 결혼…"요양원 보낼 순 없어"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중국의 한 80대 노인이 요양원에 보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죽은 아들의 여자 친구와 결혼해 논란이다. 노인의 딸은 재산을 노린 결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 사는 86세 A 씨는 2022년 아내를 떠나보낸 뒤 아들과 살고 있었다. 딸도 한 명 있었지만 결혼 후 출가했다.
아들마저 지난 2월 간질환으로 사망하자, 한 달 후 A 씨는 돌연 33세 연하인 아들의 여자 친구 왕 씨와 혼인 신고했다.
앞서 왕 씨는 지난해 초 사망한 남자 친구와 A 씨가 사는 집으로 이사해 셋이 함께 살고 있었고, 그때부터 왕 씨는 A 씨의 일상생활 및 식단 등을 관리하며 수발을 들었다.
왕 씨는 "이미 A 씨가 저를 가족의 일원으로 느끼고 있었다"면서 "A 씨의 딸이 자신의 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내고 집을 임대하자고 제안했으나, A 씨가 이를 거절했다. 그래서 저는 A 씨가 요양원에 보내지는 것을 막고 싶어서 결혼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A 씨의 딸은 "왕 씨가 아버지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했다"고 격분하면서 집 문을 부수고 전기를 끊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A 씨 일가엔 죽은 아내 명의로 된 부동산이 있었기 때문.
이와 관련 A 씨는 "왕 씨는 내게 돈을 요구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돌봐주고 있다"라며 "진정한 사랑으로 저를 잘 대해준다. 나는 나를 잘 돌봐주는 사람에게 유산을 물려주겠다"고 말했다.
지역 마을위원회와 여성단체, 경찰 모두 이 가족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개입했지만, 소용없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광저우의 심리상담사 쩡위루는 "노인들은 자녀의 관심과 돌봄이 부재할 때,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의지하고 신뢰를 쌓게 된다"고 분석했다.
광동 바오후이 법률사무소 소속 린춘바오 변호사는 "왕 씨는 A 씨의 법적 배우자로서 유산 상속권을 갖는 동시에 남편을 부양하고 보살펴야 하는 법적 의무도 함께 지니게 된다"는 견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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