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핵협상 앞둔 美특사 "핵 프로그램 폐기가 출발점"
핵 무기 개발 포기 보장 조치 필요…타협 가능성 시사하기도
이란,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는 "미국의 꿈"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오만에서 핵 협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협상의 목적은 이란의 핵 폐기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타협 가능성도 시사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첫 회담은 신뢰 구축에 관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조건보다는 합의에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우리의 입장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폐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양국 사이에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레드라인이 어디가 되든 이란이 핵 능력을 무기화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 폐기를 거부할 경우 해당 사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해 향후 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2일 오만에서 핵 협상을 할 예정이며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문제 특사와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를 얻어내기 위해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않을 경우 군사력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란은 전 세계가 볼 수 있는 방식으로 폐기해야 한다"며 "우라늄 농축, 무기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모두 폐기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재무부는 이란원자력기구(AEO0를 포함한 5개 기관과 개인 1명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란은 현재 60%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90% 농축 우라늄으로 전환할 경우 핵무기 6개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이 미국의 핵 프로그램 폐기를 수용할지는 불확실하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 국영 의회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꿈만 꾸고 있다"며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인 알리 샴카니 이란 해군 소장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외부 위협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이란은 억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을 중단할 수 있으며 농축 핵 물질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협상 결렬과 잠재적 군사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상당 기간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검증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그러나 과욕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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