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은 훨훨 나는데…트럼프 관세 맞은 다이아몬드의 '굴욕'
다이아 가격 1년새 11% 빠져…트럼프 관세에 업계 신음
금은 무역전쟁서 안전자산 주목받으며 연일 사상 최고치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글로벌 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금과 다이아몬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은 혼돈 속 유일한 안전자산으로 떠오르며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관세를 얻어맞은 다이아몬드는 폭락세다.
17일 (현지시간)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작년 4월 중순 107.27이던 다이아몬드 지수는 현재 95.33을 기록하며 1년새 11% 넘게 곤두박칠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전방위 관세에 다이아몬드 수입품을 겨냥한 10% 관세가 포함된 탓에 다이아몬드 업계가 신음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엔트워프 다이아몬드 센터(ADC)의 카렌 렌트미스터스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다이아몬드 거래가 정체됐다며, 엔트워프의 일일 선적량이 평소의 7분의 1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벨기에에 위치한 엔트워프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함께 글로벌 다이아몬드 거래의 중심지로 꼽힌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10% 기본관세를 매기고 주요 교역국에는 추가적인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금, 구리 등의 광물은 관세 대상에서 빠졌지만 다이아몬드는 관세를 고스란히 물게 됐다. 미국은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소비국이자 전 세계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다이아몬드 광산이 없기 때문에 전량 수입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후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선언했지만 10% 기본관세의 여파가 상당하다. 불확실한 관세 향방은 다이아몬드 거래뿐만 아니라 연마 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90% 이상을 연마하는 인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다이아몬드 완제품은 연마된 국가를 원산지로 친다. 미국이 계획대로 인도에 27% 관세를 때리면 다이아몬드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이전에도 다이아몬드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드는 '랩(Lab) 다이아몬드'의 등장으로 최근 수년간 이미 불황을 겪고 있었다.
금값은 다이아몬드와 정반대로 훨훨 날고 있다. 트럼프발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시장이 주식, 채권할 것 없이 요동치면서 금이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되며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서다.
CNBC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전날 장중 온스당 3357.4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선물 역시 상승세를 계속해 코멕스(COMEX·금속선물거래소)에서 3351.50달러를 기록했다.
트레이딩 플랫폼 트라두(Tradu)의 니코스 차부라스 수석시장 분석가는 "모든 게 금값 상승으로 이어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무역 분쟁이 계속됨에 따라 귀금속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zy@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