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고문 미란, 채권투자자들 불안 달래려 했지만 '실패'-FT
FT "시타델, 블랙록 등 헤지펀드·자산운용사 대표 15명 만나"
회의 참석자들 "비생산적, 일관성 없다, 불완전" 힐난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고 경제고문인 스티븐 미란이 채권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지난주 헤지펀드와 대형 자산운용사 대표 15명과 만났지만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란이 관세에 따른 채권시장의 혼란과 관련해 참석자들을 안심시키지는 못했다고 FT는 전했다. 관세가 미국 소비자와 미국 무역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행정부 지침을 미란은 고수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은 FT에 말했다.
한 참석자는 비생산적 회의였다고 평가했고 2명의 참석자는 미란의 관세와 시장에 대한 발언이 "일관성이 없고" 불완전하다고 묘사했다고 FT는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미란이 "자신의 깊이에서 벗어나"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회의 내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FT에 "미란이 질문을 받았고 그때부터 회의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박학다식한 청중과 함께하면 논점이 빠르게 무너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미란은 관세의 주요 목적은 세금 수입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추가 세수가 생긴다면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의 참석자 15명 중에는 시타델, 튜더, 발리야스니와 같은 헤지펀드와 PGIM, 블랙록과 같은 자산 운용사 대표도 포함됐고 이번 회의는 씨티그룹이 주최했다고 FT는 전했다.
미란이 헤지펀드와 대형 자산운용사들을 직접 만난 것은 이달 초 트럼프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대표적 안전자산 미국 국채가 휘청일 정도로 급격하게 매도됐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며 이후 안정세를 보였지만 채권시장의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미란은 트럼프 당선 직후 지난 11월 '글로벌 무역체계 재편을 위한 사용자 지침'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주목받았다. 미란의 지침은 트럼프 2기 경제정책의 나침반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란은 무역불균형의 원인을 달러 고평가에서 찾았고 달러 약세를 유도해 대외불균형을 바로 잡고 제조업을 부활시키자고 제안했다. 달러 약세는 안보와 결합한 관세로 막을 수 있다고 미란은 주장했다. 미국의 단기 국채를 100년 만기 초장기채로 무이자 전환을 요구하는데 안보에 대한 대가라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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