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금융의 중심 월가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후퇴하고 있다. 올해 금리 인하폭은 0.5%포인트(p) 미만으로, 올해 첫 인하 시점도 뒤로 밀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금리 인하 요구와는 대조적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선물, 옵션, 스왑 등 파생상품 시장은 대체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를 0.5%p보다 적게 내린다는 전망을 가격에 반영했다. 지난달만 해도 파생상품 시장이 예상하는 올해 연준 금리 인하폭은 0.5%p를 웃돌았다.

월가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기울어진 비둘기파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베팅을 줄이고 새로운 기대치를 빠르게 재조정하는 것이다.

올해 첫번째 금리 인하 시점도 계속 미뤄졌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는 올해 첫번째 인하 시기를 7월에서 12월로 미뤘다. 씨티그룹은 6월에서 7월로, JP모건체이스는 9월에서 12월로 인하 시점을 수정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진정되고 인플레이션 데이터에서 관세 영향이 아직 크게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극적으로 90일 동안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하며 양국간 무역 전쟁이 진정국면에 접어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높은 관세가 시작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년비로 CPI 상승률은 2.3%로, 4년 만에 최저로 내려왔다.

지난달 진열된 많은 수입품이 새로운 관세가 시행되기 전에 미국에 도착했기 때문에 그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관세 인상의 유의미한 영향력은 올 여름 후반에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무역전쟁의 최전방인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향한 관세를 90일 동안 대폭 인하하면서 고관세에 따른 유의미한 인플레이션이 체감되지 않을 수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퍼리즈의 토마스 사이먼스 전략가는 투자 노트에 "관세, 무역 협상, 지정학적 긴장, 국내 재정 정책과 관련된 뉴스 흐름의 현재 상태는 매일 금리 인하(또는 인상) 목표 회의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세에 대한 잠재적 영향과 주택 및 자동차와 같이 금리에 민감한 부문의 완고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금리 인하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사이머스 전략가는 "연준의 인내심 있는 접근 방식이 여전히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CPI 데이터가 공개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은 유럽과 중국이 했던 것처럼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인플레이션은 없다"며 "휘발유·에너지·식료품 등 사실상 모든 것의 가격이 내려갔다!!!"고 적었다.

shinkirim@dqdt.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