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110년 만에 미국 최고 국가신용 '트리플 A' 박탈(종합)
최고 Aaa→Aa1 1단계 강등…"정부 부채, 이자 상환 증가"
전망은 부정적→안정적 상향…"경제 규모·기축통화 달러 강점"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S&P와 피치에 이어 미국의 최고 국가신용 등급을 박탈했다.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최고인 Aaa에서 Aa1로 1단계 강등했다.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무디스는 신용 강등의 배경으로 정부 부채와 이자 상환비용 증가를 들었다. 무디스는 "10년 넘게 미국의 정부 부채와 이자 비중이 비슷한 신용등급의 국가들에 비해 훨씬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역대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대규모 연간 재정 적자와 증가하는 이자 비용 추세를 되돌릴 조치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국내 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는 지난해 6.4%에서 2035년까지 거의 9%로 확대될 것으로 무디스는 예상했다.
무디스는 "현재 고려중인 재정 제안을 통해 정부 지출과 적자가 실질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며 "미국은 재정은 과거 정부와 높은 등급의 다른 주권국가에 비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무디스는 "미국 경제의 규모, 탄력성 및 역동성, 글로벌 준비 통화로서의 미국 달러의 역할과 같은 탁월한 신용 강점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한다고 설명했다.
3대 신용평가사 중 무디스는 유일하게 미국 국채에 대해 1917년 이후 AAA라는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등급을 낮췄다. 앞서 다른 신평사 피치와 S&P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2023년과 2011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3대 신평사들은 모두 미국의 신용강등을 낮춘 주요 원인으로 급증하는 재정 적자, 미국의 독특한 부채 한도 메커니즘, 정치적 비타협성을 꼽았다.
S&P는 2011년 "정치적 벼랑 끝 전술"과 "미국의 거버넌스와 정책 결정이 덜 안정적이고 덜 효과적이며 덜 예측 가능해졌다"는 점을 강등 이유라고 설명했다. 2023년 피치는 미국의 "재정 악화, 일반 정부 부채의 높은 증가율, 거버넌스의 약화"를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을 발의한 법안이 집권 공화당의 일부 강경파 반란으로 부결된 가운데 무디스의 미국 신용강등 발표가 나왔다. 연방 하원 예산 위원회는 감세안을 찬성 16표 반대 21표로 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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