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사 "우라늄 농축 단 1%도 불허"…이란 외무 "농축 계속"
"합의 가까워져" 트럼프 언급에도 양측 입장차 여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에 근접했다고 말했지만 양국 실무 협상가들은 여전한 이견을 드러내며 실제 핵합의에 도달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중동 특사는 단 1%의 우라늄 농축도 허용할 수 없다고 재확인했고, 반면 이란은 협상과 무관하게 우라늄 농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위트코프는 18일(현지시간) ABC방송의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 모든 협상에는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는 매우 분명한 레드라인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라늄) 농축"이라며 "단 1%의 농축 능력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라늄 농축 1%라도 핵무기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것은 '제로(0)' 농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위트코프의 발언에 이란은 거의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이란 타스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위트코프가 "협상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며 세계 강대국들과의 협상 일정과 무관하게 "농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현실적인 기대는 협상을 중단시킨다"며 "이란 농축은 중단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국 모두 협상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아라그치는 협상에 대해 낙관적이며 이번 주에 미국과 유럽에서 다시 회담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트코프 역시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란은 현재 우라늄 농축 농도를 60%로 높여 2015년 합의에서 정한 3.67% 한도를 훨씬 초과했지만 핵탄두에 필요한 90%에는 미치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동 순방길에서 미국이 이란과의 핵 협상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지만 이란이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난다고 알고 있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으로부터 어떠한 제안도 받지 않았다고 아라그치는 밝혔다.
지난 2015년 이란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들은 제재 완화를 대가로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핵합의(JCPOA)를 체결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대통령 첫 임기 동안 이러한 합의에서 탈퇴하고 2018년 이란에 대해 전면적 제재를 다시 부과했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축 농도를 계속해서 높였고, 트럼프는 두번째 임기 시작과 함께 다시 이란과 협상에 나서 이달 초 오만에서 4차 핵협상까지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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