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국방비 줄이자' 트럼프 제안에 중국 "미국이 모범 보여라"(상보)
"미국과 러시아가 필요한 조건 마련해야"
트럼프 "생산적인 부분에 쓸 수 있는 돈 핵무기 개발에 써"
- 정은지 특파원, 김경민 기자
(서울·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김경민 기자 =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에 국방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제안한 데 대해 "미국 측이 군비 절감에 있어 우선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전세계 핵무기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전세계가 인정하는 바로 핵 군축은 글로벌 전략적 안정과 각국의 안보를 유지하는 기본 원칙을 따라야 한다"며 "미국과 러시아는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로서 핵 군축의 책임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다른 핵무기 보유국들이 핵 군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궈자쿤 대변인은 "중국은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정책을 시행하고 자국의 핵 전력을 국가 안보에 필요한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며 어떤 국가와도 군비 경쟁을 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각국과 함께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간 군비 통제 메커니즘을 확고하게 지지하며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작년 국방비 지출은 전세계 국방비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국방비 대국으로 그 뒤를 잇는 8개국의 국방비 총합을 넘어서고 있다"며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한다면 군비 절감에 있어 우선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궈 대변인은 "중국의 국방비는 공개적으로 투명하며 합리적이고 적절하다"며 "미국 등 군사 대국과 비교했을 떄 중국 국방비 예산은 GDP 비중, 국가 재정 지출 비중 등에서 비교적 낮다"고 밝혔따.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장 먼저 만나 '우리 군사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자'고 말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새로운 핵무기를 만들 이유가 없다"며 "(우리가 보유한 핵무기로) 세상을 50번, 100번 파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우리는 새 핵무기를 만들고 있고, 그들도 계속해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훨씬 더 생산적인 다른 부분에 쓸 수 있는 많은 돈을 (핵무기 개발에)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5~6년 안"에 핵 파괴 능력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걸 바로 잡으면" 러시아·중국과 관련 회담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미국과 러시아가 '뉴 스타트 조약(새로운 전략 무기 감축 조약) 연장을 협상할 때 중국을 핵군축 협상에 참여시키려고 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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