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이 줘서, 쌀 사본 적 없다"는 日 농림상…비난 폭주
이시바 총리 "임명권자로서 사과"…에토 농림상 소환해 꾸짖어
에토 "성과 내서 신뢰 회복하고 싶다"며 사퇴는 안해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쌀값이 폭등해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일본 농림수산상이 "지지자들이 쌀을 팔아도 될 만큼 줘서 쌀을 사본 적이 없다"고 발언해 거센 후폭풍이 몰아쳤다. 총리까지 진화에 나섰고 농림상은 심한 꾸지람을 받았다면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은 지난 18일 집권 자민당 정치자금 축하 행사에서 비축미 관련해 이러한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을 전한 기사에는 만개 이상의 비난 댓글이 달렸고 사임하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20일 일본 NHK방송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그 후 이시바 시게루 총리까지 나서 지난 19일 "임명권자로서 매우 죄송하고 깊은 사과를 표명하고 싶다. 매우 문제가 많다"고 사과했다. 그 후 총리는 에토를 총리 집무실로 소환해 엄중히 경고했다.
그후 에토는 자신의 발언을 사과한다면서도 장관으로서의 직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저녁 총리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완전히 철회하고 모두에게 사과한다"면서도 "성과를 내서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며 사임은 거부했다. "사퇴할 각오로 총리실에 왔는데 총리와 내각 관방장관이 깊이 반성하고 직무를 다하라고 말했다"고 사퇴 거부 이유를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는 국민들이 쌀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각료들이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야당은 이 사태가 장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해야 할 정도의 사안이라며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입헌민주당 오가와 준야 간사장은 "매우 부적절하고 통찰력이 부족한 말이라서 간과할 수 없다. 엄정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도 있는 심각한 사태"라고 말했다.
정부가 비축미를 방출하고 있는데도 좀처럼 쌀값을 잡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에 발표된 전국 슈퍼마켓의 쌀 평균 가격은 소비세를 포함하여 5㎏당 4268엔(약 4만 930원)으로 전주보다 54엔 오르며 다시 상승세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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