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러와 비핵화 논의가 최우선"…핵군축 재추진 의지
미국, 우크라·대만 문제로 러·중과 핵군축 협상 난항 겪어
트럼프 "북한은 핵보유국" 발언…이란은 우라늄 농축 재개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비핵화 과제'를 언급하면서 미·중·러 핵 군축 협상 추진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제55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온라인 연설에서 1기 행정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비핵화 논의를 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비핵화 논의가 향후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비핵화는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아닌, 핵무기 수를 제한하는 핵 군축을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은 우리보다 핵무기가 적지만 4, 5년 내로 따라잡을 것"이라며 "푸틴은 핵무기를 줄이는 구상을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부터 여러 차례 "지구 온난화보다 핵 온난화가 더 문제"라며 핵전쟁의 위협을 심각하게 여겨 왔다. 1기 행정부 때 그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연장하는 대신 중국까지 참여하는 새로운 협정으로 대체하려고 했지만,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탄두를 총 1550기로 제한하고 핵탄두를 탑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를 총 700개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협정의 만료일은 2026년 2월 5일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2010년 체결된 뉴스타트 협정을 2021년 5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2023년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총 558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은 5044기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5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어 러시아, 미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2035년까지 핵탄두를 1500기까지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2023년 11월 약 5년 만에 핵 군축 협상을 가졌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판매를 계속하자 지난해 7월 군축 협상을 중단했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핵 관련 위협은 중국과 러시아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은 핵탄두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재가동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 핵 합의를 부활시키려고 했지만 가자전쟁 발발로 인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해 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친분을 과시해 온 그는 지난 20일 취임 당일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불러 논란을 일으켰고, 미국의 목표가 더 이상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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