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맹비난한 미국, G20 회담도 불참 선언…"반미 감정 감싸줄 수 없어"
올해 G20 의장국 남아공…루비오, G20 외무장관 회담 불참
트럼프, 남아공 토지 수용 정책 비난…백인 차별 주장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토지 정책과 관련해 비난을 퍼붓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달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의 외무장관 회담을 보이콧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저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G20 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루비오는 "남아공은 매우 나쁜 일을 하고 있다"며 "사유 재산을 몰수하거나 연대와 평등, 지속 가능성을 촉진하기 위해 G20을 이용하고 있다. 다른 말로 DEI(다양성· 형평성·포용성)와 기후 변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제 임무는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는 것이지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거나 반미 감정을 감싸주는 게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올해 G20의 의장국인 남아공은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간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가 남아공에서 통과된 토지 수용 정책을 비난하며 지원금을 끊겠다고 위협하면서 양국은 악감정을 키워왔다.
트럼프는 보상 없이 개인 사유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 남아공의 백인들을 차별하는 불리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남아공에서는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흑백 분리 정책)가 폐지된 이후 백인 소유 토지를 강제 압류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남아공 인구의 8%만을 차지하는 백인들이 남아공 전체 사유지의 75%를 소유하고 있다. 흑인은 남아공 인구의 80%에 달하지만 토지 소유자 중 흑인 비율은 4%에 그친다.
로널드 라몰라 남아공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루비오의 주장을 반박했다. 라몰라는 "새로운 토지 개혁법에 따라 사유재산을 독단적으로 박탈하진 않는다"며 "이 법은 공익을 위해 연방 정부가 재산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미국의 법률 '강제수용법'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라몰라는 "(남아공은)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 권리를 존중하는 자주적, 민주적 국가"라며 "G20 의장국인 우리는 남반구 국가에 대한 공평한 대우를 통해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글로벌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을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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