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젤렌스키와 통화…"우크라 종전협상 즉각 시작"(종합2보)
푸틴과 90분·젤렌스키와 60분 대화…"푸틴과 상호방문 등 긴밀 협력"
美국방 "크림반도 이전 영토 복원은 비현실적"…우크라 나토 가입도 반대
- 류정민 특파원, 권영미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달아 통화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하기 위한 협상 논의를 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방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길고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중동, 에너지, 인공지능(AI), 달러의 위력, 그리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서로의 국가를 방문하는 것을 포함해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면서 "또 각자의 팀이 즉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뮌헨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협상을 주도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저는 이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적었다.
독일 뮌헨에서 오는 14~16일 열리는 뮌헨안보회의는 국제 안보 정책에 관해 논의하는 세계 최대 규모 연례 회의다.
이 회의에는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는데, 미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시나리오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대화를 알리는 글을 올린 지 약 한시간 뒤에 다시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방금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는 아주 잘 진행됐다"라고 알렸다.
트럼프는 "그(젤렌스키)는 푸틴 대통령처럼 평화를 이루고자 한다"면서 "우리는 전쟁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주로 금요일에 뮌헨에서 열리는 회의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때가 되었다"면서 "이 전쟁은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죽고, 완전히 불필요한 파괴를 초래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수감자를 맞교환하며 관계 개선을 이뤄가는 상황에서 정상 간 대화를 계기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 착수하면서 논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마약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 중이던 전 주러 미국대사관 직원 마크 포겔이 석방돼 전날 미국에 도착했고, 미국은 자국에 수감 중인 러시아 가상자산 거래소 BTC-e의 공동 창업자인 알렉산드르 빈니크를 석방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이날 푸틴과의 통화를 알리는 트루스소셜 글에서 "푸틴 대통령께 이 전화에 대한 시간과 노력에 감사드리고, 어제 마크 포겔 씨가 석방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라고 적었다.
또 "저는 어젯밤 백악관에서 개인적으로 마크 포겔 씨를 직접 만났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적인 결론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믿고, 조만간 결론이 나오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로이터 및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와 푸틴 간의 통화는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고, 젤렌스키 대통령실 측에 따르면 트럼프와 젤렌스키 간 통화는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타스와 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언론에 푸틴과 트럼프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문제를 논의했고, 양측이 서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평화 협상을 통해 장기적 해결에 도달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유럽을 방문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14년(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해) 이전의 영토 구획으로 돌아가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직접 통화한 사실을 러시아 당국이 공식 확인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하기 직전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2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푸틴과 트럼프 간 통화의 경우 러시아 당국이 공식 확인한 것은 트럼프 첫 임기 때인 2020년 7월 23일이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전략무기 등의 군비통제를 논의했다고 밝힌 것이 마지막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미국 대통령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는 평화를 이룰 기회에 관해 이야기했고,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드론과 기타 첨단 산업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기술적 역량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ryupd01@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