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트럼프의 '캐나다 병합' 문제 없나 묻자 "이간질 마라"
스타머 총리, 미영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서 관련 질문에 반박…트럼프는 '미소'
찰스 3세 국빈방문 초청장 전하며 관계개선 시도…"가장 가까운 국가와 좋은 논의 해"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27일(현지시간) 열린 미영 정상회담에서는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삼고 싶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영국 총리가 이를 서둘러 수습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영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첫 질문으로 '관세는 미국 소비자와 수입업자에게 부담이 되는 것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합병하고 싶다고 반복적으로 발언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나, 영국 국왕은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나' 질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에 대해 "(첫 임기) 4년 동안 미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를 누렸다"면서 "특히 중국에는 수천억 달러를 벌었지만, 인플레이션은 없었다. 이것은 신화"라고 주장했다.
다소 찡그린 표정이었지만, 비교적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한 트럼프는 이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답변 순서를 넘겼다.
스타머 총리는 "우리는 생산적인 토론을 했다"면서 "그 결과 우리는 이제 경제 협정과 우크라이나 안보를 위해 함께 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캐나다를 질문하셨는데, 우리 사이에 존재하지 않는 분열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며 트럼프를 바라봤고, 트럼프는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스타머 총리는 이어 "우리는 가장 가까운 국가이고, 오늘 아주 좋은 토론을 했다. 그러나 캐나다는 모른다"며 답변을 피했다.
스타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기자가 재차 질문하려 하자 트럼프는 왼손을 아래로 그으며 "그만하자"라고 말을 끊고 다음 질문자를 지명했다.
영연방 왕국에는 영국 본국과 영국의 식민지였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총 15개 국가가 속해 있다. 이들은 같은 국왕을 섬기는데, 캐나다는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시 장례식날인 9월 19일을 공휴일로 지정했었다.
영연방 수장이자 캐나다의 국왕이기도 한 찰스 3세가 '미국의 캐나다 병합'에 우려를 표명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인데 스타머가 트럼프 입장을 고려해 반박한 것이다.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스타머 총리는 찰스 3세 국왕의 국빈 방문 초청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고, 트럼프는 초청을 곧바로 수락하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인 2019년 6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했는데, 다시 영국 국왕의 초청을 받게 됐다.
트럼프는 멜라니아 여사, 자녀들과 함께했던 첫 국빈 방문 때 촬영한 사진을 별도 사진첩으로 만들고, 당시 일을 종종 거론하며 우호적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스타머 내각 각료 상당수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전력이 있는 등 관계가 좋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왔다. 이번 국빈 방문 초청장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선물로 풀이된다.
영국 국빈 방문은 준비에만 수개월이 걸리고 매우 격식을 따진다. 한국 지도자로는 2023년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선출직 지도자가 영국을 두 번 국빈 방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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