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호화폐 '보유·축적' 아닌 '비축' 처음 지시…"정기적 적극 구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언급
7일 암호화폐 서밋 관심 집중…"XRP·코인베이스, 친암호화폐 슈퍼팩 지지"
- 최종일 선임기자, 류정민 특파원
(서울·워싱턴=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위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의 암호화폐를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해당 화폐들이 급등하고 있다.
트럼프의 발표에 한국시간 오전 11시 40분 현재 비트코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8.58% 오른 9만3056.35달러를 기록중이다. 이더리움은 12.35% 상승한 2437.8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재한 글에서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은 바이든 행정부가 수년간 부패한 공격을 한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제가 디지털 자산에 관한 (지난 1월) 행정명령을 통해 실무그룹에 XRP(리플), SOL(솔라나), ADA(카르다노)를 포함하는 가상자산의 전략적 비축(Crypto Strategic Reserve)을 추진하도록 지시한 이유"라고 부연했다.
트럼프는 뒤이어 올린 글에서는 "당연히 BTC와 ETH는 다른 가치 있는 가상자산들처럼 비축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면서 "저도 BTC와 ETH를 사랑한다"라고 했다.
영국 BBC는 전략적 비축이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 그리고 이것이 의회 승인이 필요한지는 불분명하다면서, 오는 7일 백악관에서 암호화폐 정상회의가 처음 열릴 때 추가적인 정보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일각에선 외화를 매매할 때 사용되는 미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ESF)을 통해 암호화폐 비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ESF의 사용은 미국 재무부장관의 명시적인 승인하에서만 가능하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월, 미 연방정부가 압수 조치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190억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가 이전에 주기적으로 보유한 암호화폐를 매각한 적이 있으며, 이것은 암화화폐 가격을 하락시켰다고 보도했다.
미국 CNBC는 이날 트럼프가 암호화폐에 대해 "보유·축적(stockpile)"이 아닌 "비축(reserve)"을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비축'(reserve)"과 "보유·축적(stockpile)" 간 차이에 대해 전자는 정기적으로 암호화폐를 적극 구매하는 것이고, 후자는 단순히 현재 미국 정부가 보유한 암호화폐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뜻이 있다고 설명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앞서 트럼프는 지난여름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 보유·축적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당시 "현재 미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거나 향후 획득할 비트코인을 100% 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 행사에서 와이오밍주 상원의원 신시아 러미스는 국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national strategic bitcoin reserve)을 제안하기도 햇다.
지난해 11월 재선 이후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에 대한 기대는 무척 높았고, 이는 주력 암호화폐의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지난 1월 트럼프는 행정명령을 통해 "디지털 자산들(digital assets)"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제고한다"고 취지를 밝히면서 실무그룹에 "국가 디지털 자산 보유·축적(stockpile)의 잠재적 창설 및 유지"를 평가하라고 지시했다.
업계에선 이 단어 사용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축(reserve)이 아니라 보유·축적(stockpile)을 콕 집어 사용했을 뿐 아니라 '디지털 자산들'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다른 암호화폐도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들은 암호화폐 비축 대상은 비트코인에 한정돼야 한다면서 비트코인이 가장 많이 테스트 되고 탈중앙화돼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들은 다른 코인을 포함하면 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승자와 패자를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쪽에선 미국이 암호화폐를 비축하는 것이 달러의 지위를 약화하고 향후 행정부에 의해 쉽게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비축안을 거부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아울러 포브스는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언급하며, 암호화폐를 정부가 구매하는 것은 기존 암호화폐 보유자에겐 혜택이 되겠지만,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수십억 달러의 세금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트럼프가 언급한 암호화폐 가운데 XRP는 테크 업체 디플 랩스(Ripple Labs)의 토큰인데, 리플은 암호화폐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지난해 11월 의회 선거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암호화폐 산업을 지지하는 정치행동위원회(PAC)인 페어셰이크(Fairshake)를 지지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또한 지난 1월 말,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페어셰이크는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약 1100만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추가로 받았다고 전하며, 2026년 미국 중간선거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요 기부자 중에는 리플 이외에 미국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폐어셰이크는 선거 자금을 모아 미국 내 암호화폐 지지 후보들을 후원할 방침이다. 폐어셰이크는 지난해 11월 미국 의회 선거에서 친암호화폐 성향의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한 예비선거와 총선에서 약 1억3100만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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