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모멘트' 그 트러스 등판…"트럼프가 거의 다 옳았다"
경제실책으로 49일만에 물러난 최단명 英총리…최근 트럼프의 '트러스 모멘트' 회자
친중국·기후변화·이민정책·딥스테이트 등 서방 정책 조목조목 비판하며 트럼프 옹호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영국에서 경제 실책으로 '최단명 총리'로 물러난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시장이 출렁이자 트럼프가 '트러스 모멘트'(Truss moment)를 맞이할 수 있다는 조롱이 나오는 상황이다.
트러스 전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영국 보수 일간지 텔레그레프에 '트럼프가 거의 모든 면에서 옳았다는 점이 증명됐다'는 기고문을 보내 "그가 뭔가 해보려고 하자 엘리트들이 무차별적 분노로 발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2년 9월 취임한 트러스 전 총리는 처음에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표방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장 흐름을 역행하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끝까지 고집하다가 막대한 금융 혼란을 초래하고 49일 만에 사임했다.
트러스 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교류는 없다고 알려졌고, 정치적 성향의 차이도 있지만 단기간에 급진적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거센 시장 반발에 부딪혔다는 공통점이 있다.
트러스 전 총리는 먼저 "파리 기후변화 협정은 서방, 특히 영국의 일방적인 경제적 군축으로 이어졌다"면서 친환경 정책 때문에 서방의 경제력이 약화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 정책을 뒤집으며 파리협정 탈퇴를 추진해 왔다.
트러스 전 총리는 이어 "중국은 악의적 세력임이 입증돼 우리 밥그릇을 빼앗고 있고 지나치게 가혹했던 코로나19 봉쇄 역시 실수였다"면서 "딥스테이트(정부 내부 숨은 권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고 대규모 이민이 경제적 문화적 재앙을 야기했다"고 했다. 역시 트럼프 주장과 비슷하다.
트러스 전 총리는 "서방의 모든 기득권은 자신들이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 그들의 이기적인 '다보스식'(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집단적 사고방식이 우리나라를 끔찍한 상태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길 꺼린다"고 썼다.
그는 미국과 영국 지도자들의 친중국, 탄소중립,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언론과 기득권 논평을 읽으면 이들은 천재이고 트럼프는 바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꼬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딥스테이트 해체 주장을 재차 옹호하며 "힘 있는 시장 참여자들도 항상 중립적인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민주당 집권 시절에는 경기침체 선언을 꺼렸다는 주장도 했다.
트러스 전 총리는 "영국의 이익이 자동으로 미국의 이익과 일치하진 않지만 우리도 우리 이익을 최우선해야 한다"며 "영국 기득권층과 정치 지도부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40년간 나라를 파탄으로 몬 이들은 모든 분노를 트럼프에게 돌리기보다는 국내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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