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장례식 가는 트럼프, 잘해야 3열 착석…가톨릭국 왕실 1순위
트럼프,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14열 앉은 바이든 조롱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6일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서 3열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자 자유세계의 지도자일지 모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좌석 배치도를 보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면서 "이인자 취급을 받는 데 익숙하지 않은 트럼프가 심지어 2열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바티칸 의전의 신비로운 세계"에 따라 좌석 배치가 정해진다면서 트럼프가 심지어 3열에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바티칸은 아직 공식적인 세부 사항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005년 폴란드 출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장례식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밝혔다.
이들 전례에 따르면 장례식장 한쪽 편에는 총대주교, 추기경, 대주교, 주교 등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이 앉게 되며, 반대편에 외국 대표단의 좌석이 마련된다.
외국 대표단 중에서는 가톨릭 군주국(왕국) 왕족이 좌석 맨 앞줄에 앉는다. 예를 들어 가톨릭이 국교인 스페인과 벨기에 등의 왕과 왕비가 있다. 그다음에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대신하여 장례식에 참석하는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 윌리엄 왕세자와 같은 비가톨릭 군주국 왕족이 앉는다.
그다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지도자, 그리고 기타 외국 고위 인사들이 앉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이탈리아 총리 조르자 멜로니,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국인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포함된다.
현재로서는 50명의 국가 원수와 10명의 현직 군주를 포함한 약 130개국 대표단이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인데, 이들 세계 지도자가 앉는 순서는 국가명의 프랑스어 알파벳 순이다. 이는 프랑스어가 이런 의전이 만들어질 당시 외교의 전통 언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3월 또는 더 뒷자리에 앉아, 그가 보고 싶어 했던 장례식 절차를 잘 못 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9월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좌석을 조롱한 바 있다. 바이든은 영연방 국가 대표에게 우선권이 주어졌기 때문에 14열에 앉았다. 당시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그들은 나를 이렇게 뒤에 앉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뽐냈는데 정작 자신도 비슷한 처지가 될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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